[기자수첩] 도로 위 소리없는 살인자 ‘스텔스 차량’
[기자수첩] 도로 위 소리없는 살인자 ‘스텔스 차량’
  • 이미랑 기자
  • 승인 2016.07.0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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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뉴스=이미랑 기자] 최근 국내 도로에 이른바 ‘스텔스 차량’이 급증하고 있다. ‘스텔스’란 최첨단 군사기술을 이르는 단어다. 적군의 레이더 망에 포착되지 않는 은폐 기능을 말하는 것으로 주로 항공기나 함정에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최첨단 기술이 땅으로 내려온 것일까?

요즘 우리나라 도로 곳곳에서 스텔스 기능을 탑재한 듯한 자동차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인류문명의 이기로 손꼽히는 자동차 기술은 이제 자동운전시스템의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과거 공상과학영화속에서나 보던 장면들이 현실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불법 HID전조등을 장착한 차량의 모습.

이러한 최첨단 자동차 시대라서 최첨단 기술인 스텔스 기능도 추가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스텔스 차량'은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차량이 아니라 야간에 주행등은 물론 전조등까지 하나도 켜지 않은채 도로를 주행하는 모든 자동차를 일컫는 말이다.

자동차의 등화관제는 자신 차량의 위치를 상대방 차량들에 알려 혹시 모를 사고예방의 기본 사항이다. 하지만 최근 자신의 위치를 드러내지 않고 운행하는 자동차들이 부쩍 늘어나 대형사고 위험성을 더욱 키우고 있는 것.

이미 선진국에서는 주간에도 자동차의 전조등 점등을 의무화 하고 있는 추세다. 단지 전조등만 켜고 차량을 운행해도 교통사고가 44% 감소한다는 통계도 있다.

이에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은 하나같이 데이라이트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자동차는 사람의 의지로 움직이는 장치다.

즉, 운전자가 전조등에 대한 인식을 바꾸지 않을 경우 제 아무리 최첨단 옵션들이 즐비하다 해도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스텔스 차량'들은 야간 주행시 앞서 도로를 달리고 있는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벗어나 사고유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욱이 비라도 쏟아지는 날씨에 가뜩이나 시야가 좁아진 운전자들에게 ‘스텔스 차량’은 그야말로 움직이는 살상무기로 둔갑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차량 뒤쪽에서 스텔스 차량이 운행하고 있다면 차선변경시 사고는 피할 길이 없다.

이렇게 도로에 나선 ‘스텔스 차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곧장 야간교통사고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스텔스 차량 운전자들은 대체로 자동차 기기 조작이 익숙치 않은 초보 운전자들은 물론 비교적 숙달된 운전자들도 많다.

최근 출시되는 승용차들이 대부분 야간에도 속도계 등 내부 기기들의 조명이 환하게 점등되기에 정작 자신 차량 외부의 전조등 점등 여부를 잃어버리는 겅우도 많다는 것.

현재 우리나라 도로교통법 37조는 ‘밤에 도로에서 차를 운행하는 경우 전조등과 차폭등, 미등 등 그 밖의 등화를 켜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막상 전조증 미작동으로 단속을 당하는 운전자들은 거의 없다.

공공뉴스 사회문화부 이미랑 기자

미국의 경우 환한 대낮에도 차량 전조등이 손상됐을 때 곧장 순찰자가 차량 운전자에게 이를 고지하고 심지어 벌금을 부과하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영화에서 지나치듯 보던 장면들도 이를 상기시키고 있다.

이제 국내에서도 전조등에 대한 집중 단속이 시급해 보인다.

도로를 점령한 ‘스텔스 차량’은 곧장 대형사고로 이어져 타인의 신체에 위해를 가할 무지막지한 흉기가 되기 때문이다. 운전자들의 인식도 중요하지만 당국의 스텔스 차량 단속에 대한 의지도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이미랑 기자 114@00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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