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내년 3월까지 줄줄이 임기 만료
朴 대통령 임기 말 ‘낙하산 인사’ 우려 급부상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올 하반기 주요 금융권 수장들이 줄줄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어 벌써부터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내달부터 내년 3월까지 총 11곳에서 ‘인사 회오리’가 몰아칠 예정인 가운데, 후임자 인선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눈치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금융공기업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하는 마지막 인사가 되는 만큼 또 다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질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왼쪽),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임기 마지막..‘조용병 vs 위성호’ 2파전 되나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신용보증기금·한국거래소·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한국예탁결제원·IBK기업은행·우리은행·기술보증기금·한국수출입은행·신한은행·신한금융지주 등에서 모두 11명의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끝난다.

이 가운데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임기 만료는 오는 8월로 가장 빠르다.

위 사장은 지난 1985년 신한은행에 입행 후 신한은행과 신한금융지주에서 보직을 맡아왔다.

현재 신한카드는 신한금융에서 서열 2위다. 위 사장의 연임 여부에 따라 향후 신한금융의 차기 회장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신한금융 회장은 만 70세까지 재임할 수 있다고 제한하고 있어 한 회장의 임기는 이번이 마지막이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위 사장과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조용병 신한은행장을 신한금융 회장 차기 후보로 지목, 사실상 2파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금융 내 서열 1위다.

특히 위 사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2파전 구도에는 더욱 힘이 실린다. 단, 위 사장이 연임에 실패한다면 조 행장의 입지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권선주·이광구..‘보은인사’로 연임?

이번 인사태풍에서 또 주목할 만한 인물은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다. 여성 최초의 은행장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권 행장은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 인사로 꼽힌다.

권 행장은 오는 12월 임기가 만료된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공개석상에서 권 행장에 대한 칭찬을 이어오며 그를 챙겨왔고, 금융권 불황 속에서 조직을 순조롭게 이끌어 온 권 행장의 행보 역시 내·외부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또 한 명의 ‘박 대통령의 사람’으로 꼽히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우리은행 민영화 진행 성과에 따라 연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행장 역시 12월 임기가 끝난다.

금융권에서는 이 행장을 ‘서강대학교 출신 금융인 모임’인 ‘서금회’ 출신 낙하산 인사로 분류하고 있다.

이 행장은 임시 동안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서 해외 기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민영화 노력에 집중, 매각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친정부 성향을 띄고 있고, 보은인사 논란으로 이미 몇 차례 도마에 오른 바 있어 더욱 시선이 쏠리고 있는 상황.

업계에서는 권 행장이 연임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는 있다. 이 행장도 권 행장과 마찬가지로 견조한 실적 달성 등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어 연임 성공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산업·수출입은행의 부실관리 등으로 정피아·관피아 등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앞날을 예상할 수 없게 됐다.

아울러 권 행장의 경우는 경제 관료 출신으로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지낸 고 강권석 전 행장을 제외하면 연임한 기업은행장이 없다는 점도 연임 여부에 대한 불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朴 대통령 임기 1년 반..낙하산 부대 우려도

한편, 올 11월 임기 만료되는 홍영만 캠코 사장과 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은 교체가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캠코와 예결원의 대표가 연임한 전례가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뿐만 아니라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의도 각각 내년 1월과 3월 임기가 만료된다.

김 이사장 역시 기보에 연임 사례가 거의 없어 CEO 교체 가능성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고, 이 행장도 구조조정 실패 등으로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어 연임 가능성이 낮아보인다.

이들 금융공기업 후임 CEO로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출신 관료들이 내려올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임기가 1년 반 밖에 남지 않은 박 대통령이 임기 말 무리하게 낙하산 인사를 공기업에 내려보낼 경우 여론의 반발 역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