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운영 협조 당부-새 지도부의 충성맹세로 이어지나
비박계 진압..수직적 당청관계 만들겠다는 의도 실현?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새누리당 새 지도부와 회동을 갖는다.

박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 등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는 이날 오후 12시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는 이 대표를 비롯해 조원진·이장우·강석호·최연혜 최고위원, 유창수 청년 최고위원 등 8·9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신임 지도부와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이원종 비서실장과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김재원 정무수석, 김성우 홍보수석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새누리당 새 지도부와 회동을 갖는다. <사진=뉴시스>

새누리당 새 지도부가 친박 일색이라는 점에서 이날 회동은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새 지도부가 협조해주기를 바란다는 당부와 함께 새 지도부의 충성맹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이 대표는 지난 10일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후 기자들에게 대선 관리보다 중요한 것은 박근혜정부의 국정운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박 대통령의 의중과 반하는 발언을 하는 여당 의원들은 여당 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발언까지 했다.

아울러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당내 현안에 대해 공식적인 언쟁을 하지 말자는 결의까지 했다. 물론 당내 갈등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표출하지 말자는 결의였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결국 박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지 말라는 일종의 시그널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청와대 회동은 역시 수직적 당청관계를 정립하기 위한 통과의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산적한 현안에 대한 집권여당의 협조를 구할 것이고 새 지도부는 이를 신속히 처리할 것을 약속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비박계는 당분간 숨 죽여 지낼 수밖에 없다. 전당대회에서 패배한 비박계가 당내 불만에 대해 공식적이나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표출을 할 경우 오히려 역공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당분간 자중자애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비박계 강석호 최고위원이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 자리에서 최경환·윤상현 의원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김성회 전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겨달라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이 공개된 것에 대해 당에서 조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사실상 거절을 했다. 이는 비박계의 정치적 입지가 더욱 좁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새 지도부가 비박계를 진압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직적 당청관계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시선이다.

물론 그동안 이 대표는 청와대에 쓴소리를 할 때에는 쓴소리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소위 ‘박 대통령의 입’이라고 불리는 이 대표가 과연 얼마나 청와대를 향해 쓴소리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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