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보다 안정 vs 오기와 독선 인사] 8월 임시국회 ‘총성없는 전쟁’ 예고

[공공뉴스=강현우]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6일 개각을 단행했다. 당초 중폭 개각이 있을 것으로 예측됐지만 그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또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호남 인사를 중용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호남 인사가 대거 입각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머쓱한 상황이 됐다.

중폭 개각도 없었고, 호남 인사도 없었다. 다만 회전문 인사만 있었다. 그리고 박 대통령의 스타일만 있었다. 오로지 박 대통령의 ‘마이웨이식’ 개각만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6일 개각을 단행했다. 야당은 “오기와 독선의 인사”라고 비판했다. 사진은 박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논란의 중심에 선 우병우·윤병세 유임..우상호 “오기와 독선 인사”

이날 박 대통령은 3개 부처 개각에서 문화체육부 장관에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환경부 장관에 조경규 현 국무조정실 2차장,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김재수 현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을 내정했다.

야당은 당장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박 대통령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사들로 개각을 단행한 까닭이다.

17일 더불어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3개 부처 개각에 대해 “오기와 독선 인사”라고 비판했다. ‘소통’을 강조하고 있지만 20대 국회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여와 야를 막론하고 민심 수습을 위한 개혁을 하라고 요청했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도 ‘탕평개각’까지 건의했는데 결과는 한심하다”며 “이것은 박 대통령이 민심을 듣지 않겠다는 오기, 독선 인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 또한 이번 개각에 대해 “어떤 의미를 부여한 건지 전혀 이해가 안 간다”며 “박 대통령이 국민과 어떻게 하면 소통을 잘할 수 있을지를 인식을 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날 박 대통령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은 유임시켰다. 또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 역시 유임시켰다.

우 수석의 유임은 국민적 의혹에 대해 박 대통령이 귀를 닫았다는 것이 야당의 입장이다. 야당은 “이런 식으로 국가를 운영한다면 국민들의 마음은 더욱 떠나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민심이 심상찮다. 영남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논란의 중심에 있는 우 수석이라도 경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사들로 개각을 진행했다.

이는 변화 대신 안정을 선택한 것이란 분석이다. 임기 후반기를 보다 안정적으로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

하지만 야당의 반발은 거세질 수밖에 없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과연 국회에서 어떤 상황이 될 것인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지난 16일부터 8월 임시국회가 개회됐다. 8월 임시국회에서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해야 한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도 있고,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도 있고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기간 연장 문제 이 밖에 대법관 및 경찰청장 후보자 청문회 등이 있다. 또한 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민주 비대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우 대표는 전날 박 대통령 개각과 관련, “박 대통령이 민심을 듣지 않겠다는 오기, 독선 인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지=뉴시스>

◆새누리당 친박 지도부 탄생..8월 임시국회 ‘총성없는 전쟁’ 예고

그야말로 현안은 산적해있다. 이 모든 사안에 대한 여야의 입장 차이는 분명하다.

특히 새누리당은 친박 지도부가 탄생했다. 야당의 주장에 대해 한치의 양보도 없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새누리당이 강경하게 나갈수록 야당 역시 강경하게 나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박 대통령도 협치 대신 자신의 국정운영 스타일을 고집하겠다는 개각을 단행했다. 야당 입장에서는 사실상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때문에 8월 임시국회는 그야말로 힘든 여정이 될 수밖에 없다.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힐 수 있는 여지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협상 테이블이 마련됐다고 하지만 그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22일 추경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고를 하고 있다. 다만 여론의 방향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느냐에 따라 ‘혼란’이냐 ‘수습’이냐 정국의 운명은 결정지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