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건국절’로 보수층 결집 vs ‘선명야당’ 노동자로 지지층 확보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정치권이 이념논쟁에 휩싸였다. 정부와 집권여당은 ‘건국절’ 논란에 불을 지폈고, 더불어민주당은 강령에 ‘노동자’ 단어를 넣느냐 빼냐를 놓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5일 제 71주년 8·15 경축사에서 거론한 건국절 발언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사진=뉴시스>

◆‘건국절’ 논란에 이정현, “국론분열 키우지말고 국회서 토론하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5일 제 71주년 8·15 경축사에서 거론한 건국절 발언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상황. 박 대통령의 발언에 이어 새누리당은 건국절 논란의 불씨에 기름을 붓고 있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 이정현 대표는 17일 “국가의 정체성 문제고, 국가 중심의 문제다”라면서 “다만, 국론분열을 키우지 말고 국회란 공간이 있으니 국회 본회의장 같은 곳에서 토론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야당에게 제안을 했다.

박 대통령은 광복절 기념사에서 ‘건국 68주년’이라고 발언했다. 이는 1948년 8월15일을 건국일로 본 것이다.

하지만 역사학계와 헌법학계에서는 대한민국의 건국일을 1919년 4월13일 즉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을 건국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팽팽한 대립이 불가피하다.

건국절 논란은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뉴라이트 학계에서부터 제기된 이후 정치권에서는 끊임없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잠시 주춤했던 이 논란은 그러나 또다시 집권정부와 여당을 중심으로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한 것.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건국절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결국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보수층의 결집을 이뤄내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건국절 논란이 곧 이념 논쟁으로 번지면서 보수 진영의 결집을 통해 정권재창출을 이뤄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앞으로 건국절 논란은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야당에서는 ‘얼빠진 소리’라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결국 여야의 대립으로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당 강령·정책 개정안 전문에 ‘노동자’ 단어를 넣을 것이냐 제외시킬 것이냐를 두고 한동안 첨예한 갈등이 있었다.

당초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 강령·정책분과위원회는 전문에 나와 있는 ‘국민의 헌신과 노력, 노동자와 시민의 권리 향상을 위한 노력을 존중한다’라는 문구 중 ‘노동자’를 삭제하고 ‘시민의 권리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로 바꿨었다.

이는 당 일부에서 내년 대선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외연확장이 필요하고 특히 중도우클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강령·정책 개정안 전문에 ‘노동자’ 단어를 넣을 것이냐 제외시킬 것이냐를 두고 한동안 첨예한 갈등이 있었다.

◆‘노동자’ 단어로 시끄러운 더민주..표심 욕심에 민생은 어디?

하지만 이를 두고 당권 주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졌다. 더민주가 노동자의 권익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어가 ‘노동자’인데 이 단어를 삭제한다면 사실상 선명야당을 포기하라는 의미라며 각을 세웠다.

결국 더민주는 당 강령에 삭제하기로 한 ‘노동자’라는 단어를 다시 포함시키기로 했다.

17일 이재경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비대위에서 ‘노동자, 농어민, 소상공인 등 서민과 중산층의 권리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로 수정·보완키로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노동자 외에 농어민, 소상공인, 중산층이라는 단어도 포함시켰다.

이처럼 당권 주자들이 ‘노동자’ 단어에 집착하는 이유는 바로 노동계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더민주는 ‘친노 지지층’+‘노동계’+‘비주류’로 이뤄져있다. 즉 노동계의 표심을 무시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더욱이 선명야당을 표방하면서 야당 성향의 지지층을 끌어안기 위해서는 반드시 노동자라는 단어가 강령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당권 주자들의 주장이다.

최근 정치권은 여야 모두 때아닌 ‘이념논쟁’으로 시끄럽다. 이는 결국 각자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소위 ‘그들만의 이념논쟁’으로 인해 정작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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