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다툼 현실화 갈등의 골 깊어지는 ‘제3당’..박지원 체제 변화올까?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국민의당이 서서히 소란스러워지고 있다. 급기야 의원총회서 고성이 오가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8월 23일 열린 국민의당 비공개 의원총회 자리서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호남에 지지기반을 두고 있는 국민의당이 최근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약진이라는 안팎의 압박이 서서히 내부적인 권력투쟁으로 번져가는 모양새다. 사진은 비공개 전환 직전 국민의당 의원총회 모습.<사진=뉴시스>

'시끌벅적' 국민의당 의원총회, 권력다툼 본격화 신호탄? 

지난 23일 열린 국민의당 비공개 의원총회 자리서 황주홍 의원은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선배님의 낡은 정치 때문에 당이 이렇게 됐다”며 “원맨쇼 그만하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임마, 너 나가”라면서 고성을 질렀고 이내 의원총회는 중단됐다.

단편적으로는 박 위원장의 횡포(?)에 불만을 가진 일부 의원들의 반발 정도로 넘어갈 수 있겠지만 정가에서는 “국민의당에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사실 박지원 위원장의 전횡에 대한 불만은 알게 모르게 국민의당 안팎에서 심심치 않게 거론돼 왔었다. 지난 총선과정에서의 리베이트 의혹 파문 이후 안철수·천정배 전 공동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내려온 이후 국민의당은 박 위원장이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를 맡으며 이같은 불만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국민의당 일각에서는 ‘당이 박 위원장의 사당화 되는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각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를 박 위원장이 한꺼번에 맡으면서 당 운영에 있어서의 독점은 물론 다른 세력들이 비집고 들어갈 빈틈이 사라지게 된 것. 이러다보니 어쩔수 없이 권력다툼이 시작된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또한 이 권력다툼 이면에는 ‘당이 점점 설 곳을 잃어간다’는 위기감도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크게 안철수계와 호남계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박지원 위원장은 나름 당내에서 독자 노선을 걷고 있던 인물. 그러다보니 안철수계와 호남계에서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박지원 체제에 대해 호남계는 상당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는 최근 국민의당 지지율이 급전직하하면서 찾아온 위기감의 발로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즉, 차기 대권에서 호남 인사를 대권 주자로 내세울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히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겸 원내대표에 대한 당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당 운영권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박 위원장에 당내 안철수계는 물론 호남출신 의원들까지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는 것. '박지원 사당화'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나오고 있는 등 박 위원장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사진=뉴시스>

불만쌓인 '박지원 체제' 한계 드러나나 

또한 박 위원장이 당권을 장악하면서 ‘과연 호남세력이 당권을 장악할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팽배해지고 있다. 이에 박 위원장 독점 체제를 ‘깨부셔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상태로 당이 흘러갈 경우 결국에는 박 위원장의 입맛에 맞는 당 대표, 대선주자가 선출되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관측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최근 새누리당이 호남 출신의 이정현 대표를 탄생시키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호남출신의 당 대표가 탄생할 경우 국민의당으로서는 그저 ‘답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

이른바 ‘호남 3당 시대’가 탄생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가장 큰 것이다.

실제 국민의당은 현재 전체 38개의 의석수 중 비례대표와 수도권의 2석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호남의석이 차지하고 있다. 결국 국민의당은 ‘호남 사수’에 당의 사활을 걸어야 할 운명인 것.

때문에 국민의당 호남 세력으로서는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들 수밖에 없는 형국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같은 위기의식은 박 위원장이 최소한 비대위원장이나 원내대표 중 ‘하나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된다고 볼 수 있다.

호남출신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이 박지원 비대위원장에 쓴소리를 뱉어냈다. 황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텃밭이나 다름없는 호남지역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이 급감하면서 심각한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민의당 호남계를 대표해 황 의원이 '총대를 멘 것 이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호남권 위기의식, 결국 권력투쟁으로 이어져 

이에 지난 의총에서 황주홍 의원이 총대를 멘 것으로 보여진다. 결국 23일 의총은 고성과 함께 서로 얼굴을 붉히며 끝을 맺었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분위기다.

특히 국민의당 대표 경선 일자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박 위원장에 대한 당내 견제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박 위원장 스스로 이런 정치상황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너무 과도하게 권력이 집중되면서 견제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권력 분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더운 날씨만큼이나 끌어오르기 시작한 국민의당 내부의 처절한 살아남기 권력투쟁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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