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강현우 기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은 벌써부터 대선 지형이 출렁이기 시작했다.

대선까지는 1년여가 넘게 남은 시점이라 상당히 이른 감은 있지만 ‘후보 단일화’ 문제가 최근들어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들이 경쟁적으로 언급한 게 시발점이 됐다.

여기에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대권행보에 확실한 라인 재정비에 들어가며 부채질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문재인-‘야권 후보 단일화’ vs 안철수-친문 뺀 ‘제3후보’

오는 8·27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민주 당권주자들은 내년 대선을 우려한 탓인지 야권 연대 및 후보단일화에 대해 연일 강조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반문 세력들은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하고 반문 세력을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친문 세력은 단일후보를 제시하고 있는 반면 반문 세력은 더민주를 제외한 반문 세력이 하나로 뭉쳐서 제3후보를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 일종의 ‘제3후보론’이다.

문 전 대표가 후보 단일화를 외치는 것은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기록하는 것에 더민주 지도부가 친문 주류로 채워질 것이라는 확신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야권 후보 단일화 제안 역시 다른 세력이 이를 반대한다면 오히려 명분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란 계산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야권은 대선 때마다 후보 단일화를 자연스레 해온 까닭이다.

따라서 후보 단일화에 대해 반대하는 세력이 있다면, 이는 결국 정권교체에 뜻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꼴이 되는 셈이다.

반면 반문 세력은 문 전 대표를 제외한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 ‘제3후보’를 내세우자는 입장이다.

이는 특히 안철수 전 대표와 국민의당이 주체가 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는 야권 후보 단일화의 주도권을 문 전 대표에게 넘길 수 없다는 속셈이 깔려있는 셈.

더욱이 지난 총선 당시 제3당으로 야권에서 충분히 승리를 얻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제3대선 후보론’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후보 단일화 성공 열쇠는 ‘손학규’..야권 지지층 선택은?

문제는 문 전 대표의 야권 후보 단일화나 반문 세력의 ‘제3대선’ 후보가 성공하기 위한 열쇠는 바로 야권 개편의 한 축인 더민주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쥐고 있다는 점이다.

제3후보를 내세우기 위해서는 야권 대선 후보가 후보 단일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자면 안 전 대표와 비견될 수 있는 인물이 나서야 하는 것. 바로 손 전 고문이 수면 위로 급부상하는 이유다.

만약 손 전 고문이 더민주에 잔류한다면 제3후보론도 힘을 잃게 되는 셈이다.

손 전 고문은 내달 정계 복귀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분위기지만 사실상 아직까지 구체적인 행보는 묘연하다.

그러나 정계 복귀를 하더라도 한동안 신중한 행보를 이어갈 것이란 게 정치권 안팎의 대대적 시각이다. ‘친정체제’ 구축을 앞둔 문 전 대표나 총선에서 약진한 안 전 대표와는 달리 설 자리가 그리 많지 않은 까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권 지형의 변화는 결국 손 전 고문에게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손 전 고문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더민주나 국민의당이 아닌 제3지대에서 활동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결국 복잡한 계산 속 확실한 입지를 위한 야권의 소리없는 눈치 전쟁이 돌입한 가운데 ‘단일후보론’과 ‘제3후보론’ 사이에서 야권 지지층은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리고 정치권은 손 전 고문의 선택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