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日-中 앞에 작아진 한국..소녀상·남중국해 벽 결국 넘지 못했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러시아·중국·일본·미국 수장을 잇달아 만나면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당위성을 설파했고, 북핵 문제에 대해 공조를 같이하기로 한 점에서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일각에선 4강 외교가 꼬여가고 있다는 시선이다. 특히 한일정상회담에 대한 비판의목소리는 갈수록 높이지고 있는 상황이다.

ASEAN+3 정상회담 참석차 라오스를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 오후(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양자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베 총리의 소녀상 철거 요구에 침묵하는 정부

이는 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한일정상회담 당시 소녀상 철거를 요구했다는 일본 외신 보도가 나왔기 때문.

문제는 우리 정부가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 확인을 거부한 채 ‘민간단체가 세운 소녀상에 대해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기존의 입장만 반복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지난해 12·28 한일 위안부 합의에서 양국 정부가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 대해 협의를 통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한다’고 합의했기 때문에 소녀상 철거 논란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아베 총리는 계속해서 소녀상 철거를 요구할 것이고, 정부는 이에 대해 계속 침묵을 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야당은 계속해서 아베 총리의 요구가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정부가 한일정상회담의 발언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

물론 일각에선 상대국 정상의 발언을 확인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만약 정부가 공식적으로 아베 총리가 소녀상 철거를 요구했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면 한일 외교 관계가 어긋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일정상회담을 안한 것만 못한 꼴이 될 수도 있는 상황. 소녀상 철거 논란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오후(현지시간) 중국 항저우 국제전시장에 도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사드 배치로 불붙은 중국..남중국해 발언으로 기름 부은 격?

한중정상회담 역시 비슷하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 당위성을 설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지만 시진핑 주석은 사드 배치 반대를 주장하면서 양국의 입장 차이를 재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여기에 박 대통령은 지난 7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을 계기로 평화적이고 창의적인 외교 노력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남중국해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정부의 기존 입장을 큰 틀에서 재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부정한 PCA 판결을 언급한 것만으로 남중국해 이슈와 관련해서 중국 측이 아닌 미국 측 입장을 취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남중국해는 중국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이다. 민감한 이슈이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중국 민심을 자극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니한만 못한’ 4강 외교 비판..정부 위기 극복 할까

결국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 민심이 단단히 화난 상황에서 남중국해까지 건드리면서 중국 민심은 겉잡을 수 없이 돌아서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야말로 ‘아니한만 못한’ 4강 외교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어떤 식으로 분위기가 전개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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