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새 구긴 이정현 대표, 친박-비박’ 갈등 … 소수여당으로 몰락하나?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소수 여당의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새누리당이 이번엔 국정감사 복귀 여부를 놓고 또 다시 ‘친박 VS 비박’ 갈등구도가 심화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친박대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도 모양새를 구기며 리더십에 커다란 타격을 받게 됐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감은 새누리당 소속 김영우 위원장의 복귀로 개의가 되긴 했으나 여당 의원들의 불참이 계속되며 여전히 정상화되지 못했다. <사진=뉴시스>

◆ '국감 복귀 철회' 당론에 이정현 대표 '삐끗'  

지난 28일 이정현 대표가 ‘국감 보이콧 방침 철회’ 입장을 밝히자마자 친박진영에서 거세게 반발, 당 대표의 ‘국감 보이콧 방침 철회’를 보이콧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발생했다.

불과 반나절도 채 안되는 시간에 당 대표는 ‘국감복귀’를 소속 의원들은 의총에서 ‘국감복귀 거부’를 각각 외치게 된 것.

당초 이정현 대표의 국감복귀 발언 이전에 비박계 의원들은 ‘국감참여’ 여론에 군불을 지펴왔다. 새누리당 내부에서 ‘국감복귀’를 외치고 있는 비박진영 의원들은 “국감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또 다시 민심의 역풍에 직면할 것”이란 위기의식이 팽배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친박진영 의원들은 대부분 “국감 복귀를 할 경우 차라리 무소속으로 복귀하는게 낫다”는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가에서는 이번 집권여당 사상 초유의 국감 보이콧이 우병우 수석 의혹, 미르재단 의혹 등 현 정권을 향한 각종 의혹에 대한 야권의 공세를 피하기 위한 새누리당의 '어쩔수 없는 선택'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와중에 이 대표의 ‘국감 보이콧 철회’ 발언 직후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서는 ‘국감 복귀 철회’라는 당론이 의결됐다.

하지만 이미 국감에 북귀해야 한다는 비박진영 의원들이 상당수 있었던 만큼 ‘당론을 거부할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결국 국정감사 복귀 여부를 놓고 친박과 비박의 치열한 신경전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새누리당의 고질적인 ‘친박 VS 비박’의 갈등은 항상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 단적으로 지난 4월 총선 당시에도 양 진영의 갈등이 극에 치달으며 새누리당은 결국 소수여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후 총선참패의 원인을 놓고 양 진영은 또 한차례 거센 대립국면을 이어왔다.

양 진영의 갈등이 수그러든 것은 정세균 국회의장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로 인해 여당과 야당의 갈등 국면이 연출되면서였다. 즉, 외환(外患)이 내부의 결속으로 이어졌던 것.

◆ '내우외환' 직면한 소수 여당, 탈출구는 어디?

하지만 국정감사 복귀 여부를 놓고 다시 양 진영의 갈등국면이 연출되면서 소수 여당은 또 급격한 내홍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여기에 이른바 ‘친박대표’로 불리던 이정현 대표의 ‘국감 복귀’ 주장이 오히려 친박진영에 의해 한풀 꺽이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도 적지 않은 상처를 입게 됐다.

뒤늦게 새누리당 지도부가 이 대표의 체면을 의식, ‘릴레이 동조 단식’에 나서기로 했지만 이미 땅에 떨어진 당 대표의 얼굴을 말끔하게 만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 국정감사 거부 5일째를 맞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릴레이 동조 단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표가 급격하게 리더십에 타격을 받으며 힘을 쓰지 못할 경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출마 역시 암초에 부딪히게 된다. 친박 조직의 힘을 업고 대선출마를 계획해 온 반 총장에게 이 대표의 입지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

이런 차제에 국감복귀 문제로 이 대표의 입지가 좁아질 경우 반 총장의 대선가도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된다.

여기에 이미 야당 단독으로 치러지고 있는 국정감사 복귀의 시기를 놓친 새누리당에 여론의  뭇매가 집중된다면 향후 정국은 새누리당에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는 결국 정권재창출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게 정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비록 새누리당이 우 수석 의혹, 미르재단 문제 등 현 정권의 아킬레스건을 집중 조명할 이번 국정감사를 유야무야시키기 위한 꼼수로 사상초유의 ‘여당의 국정감사 보이콧’이라는 정치적 선택이라는 일부 항변성 분석에도 불구하고 집권 여당의 국정감사 포기는 정당화될 수 없다는 여론이 우세한 현실이다.

따라서 새누리당 스스로 소수여당으로 몰락의 길을 택할지 아니면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지는 이번 국정감사 복귀여부에 달려있다.

◆ 새누리당, 소수여당으로 몰락의 길 선택?

때만되면 불거지는 친박과 비박의 갈등, 또 정권보호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당면성에도 불구하고 집권여당으로서의 위상 회복을 위한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이 내부의 갈등을 딛고 당 수습에 나설지 아니면 소수여당으로 전락할지에 세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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