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의 2002년 방북 언급 등 돌연 입장 바뀐 여야

[공공뉴스=강현우 기자]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구석으로 몰고가겠다는 의지가 앞선 새누리당이 오히려 발목 잡힌 분위기다.

지난 2007년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문 전 대표가 북한의 견해를 물어보자는 김만복 전 국정원장의 제안을 수용했다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회고록이 파문을 일으키면서 새누리당은 문 전 대표를 향해 내통이라는 단어를 사용해가며 맹공격을 퍼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구석으로 몰고가겠다는 새누리당에게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박근혜 대통령의 2002년 방북 당시 김정일 위원장과의 4시간 면담 내용을 알고 있다면서 으름장을 놓는 등 오히려 궁지에 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사진=뉴시스>

새누리당이 이처럼 맹공을 퍼붓고 있는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의혹 등에서 밀린 정국을 한번에 만회하자는 속내가 들어가 있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새누리당이 TF팀은 물론 국정조사, 청문회 등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그 역공이 만만찮은 것도 현실이다. 문 전 대표는 여전히 관련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도 없는 가운데 야권에서 ‘구태의연한 색깔론’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차기 대권 주자들까지 나서서 역공을 퍼부으면서 오히려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듯한 모양새다.

여기에 그동안 제3자의 입장에서 관망하던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8일 박근혜 대통령의 2002년 방북 당시 김정일 위원장과의 4시간 면담 내용을 알고 있다면서 으름장을 놨다.

이는 야권이 문 전 대표 색깔론이 단순히 진실 공방을 넘어서 메카시즘으로 빠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문 전 대표가 이번 색깔론에 패배를 하게 되면 다음 차례는 자신들이라고 판단한 차기 대권 주자들도 문 전 대표의 색깔론에 역공을 퍼붓고 있는 모습. 따라서 오히려 문 전 대표로서는 색깔론이 나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으로서는 오히려 역공을 맞은 분위기다. 보통 색깔론 공세를 펴게 되면 야권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해명으로 일관했는데 이번에는 대놓고 ‘박 대통령의 2002년 방북’을 언급하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총풍사건이나 2002년 방북 당시 내용이나 7.4 남북공동성명과 얽혀진 이야기, 2011년 이명박 정부 당시 남북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서 돈봉투가 북한에 오간 내용 등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궁지에 몰린 쪽은 오히려 새누리당이라는 분석이다.

그야말로 문 전 대표를 몰아가겠다는 의지로 시작했지만 오히려 자신들의 의혹이 점차 불거지는 것에 대해 새누리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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