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 시나리오 급부상] 야권의 맹공에 균열..제3지대론 탄력받나?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최순실씨와 그의 딸 정유라양의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터지는 의혹들에 이제는 정리조차 되지 않을 지경. 민간인 신분으로 이 같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는 것에 정치권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야당은 박근혜 대통령을 그 배후 인물로 지목하고 있다.

이에 친박 지도부는 계속해서 필사적으로 방어에 나서고 있다. 박 대통령 역시 야권과 언론의 의혹제기에 귀와 입을 닫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의혹에 의혹만..민간인 입장에 ‘뒷빽’ 없이 불가능했다

최순실 씨 의혹에 대한 시선이 이제 그의 딸 정유라 양에게 쏠려있다.

우선 정양의 이화여대 입학 및 학점 등에 대한 의혹이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학생들은 분노했고, 교수들은 행동에 나섰다. 결국 이화여대 총장은 지난 19일 사임을 했다.

정양 의혹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학부모 세대를 분노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자식들의 학점에 대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학부모이기에 이번 논란은 학부모 세대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최씨가 미르재단의 실질적 운영자라는 내용의 녹취파일이 공개된데 이어 독일과 국내에 ‘더블루케이’라는 회사를 세워 대기업들로부터 거둔 K스포츠재단의 자금을 정양의 승마훈련을 위해 빼돌리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

만약 이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에는 범죄사실이 되기 때문에 처벌이 불가피해 보인다. 문제는 최씨가 민간인이라는 점이다.

즉, 어떠한 공직도 맡지 않은 민간인이다. 그 민간인이 미르재단의 실질적 운영자이고 페이퍼회사를 세워 대기업으로부터 거둔 자금을 자신의 딸 승마훈련에 빼돌리고, 대학 입학과 학점 관리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최씨가 민간이라는 점으로 미뤄 볼때 이는 말도 안된다는 시선이다.

◆문제의 모녀 뒤엔 박근혜 대통령 있었다?..야권 “의혹 철저 해소해야”

이에 야당은 이들 모녀 뒤에 누군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 인물로 박근혜 대통령을 지목했다.

최씨가 최태민 목사의 딸이고, 박 대통령과는 상당한 친분이 있다는 점으로 미뤄 볼 때, 아마도 박 대통령의 힘을 빌려서 자신의 권한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것이 야권의 판단이다.

이에 야권은 물론 국민들은 박 대통령에게 이 문제만큼은 침묵을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야당의 특검 요구 목소리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까지 초래한 것.

이에 대해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두 모녀가 도대체 호가호위하면서 가는 길이 어디까지인가 우리는 암담하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핵심은 가족회사·유령회사 만들기”라며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는 시작부터 썩었다. 창조경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사람들에 대해 대통령이 침묵하는 것은 절대 옳지 않다”고 꼬집으며 박 대통령의 입장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친박계 실세 이정현 대표(왼쪽), 비박계 중진 정병국 의원

◆새누리당 철통 방어 속 균열 조짐..‘제3지대론’ 탄력

야권의 맹공에 친박 지도부는 계속해서 방어막을 치고 있고 있는 가운데 문제는 새누리당이 균열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당 내부에서 조차 이제 더 이상 이 문제를 두둔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분위기. ‘최순실 게이트’를 깔끔하게 털고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는 것.

이 같은 움직임은 비박계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만약 이대로 묻고 간다면 내년 대선 정국에서 다시 터져나올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지난 19일 새누리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 연석 간담회에서 정병국 의원은 “새누리당이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을 앞장서서 막는 듯한 모습을 보여 국민에게 엄청난 실망을 줬다”며 “빨리 털고 갈수록 대통령의 부담도 덜어진다”고 말했다.

심재철 국회부의장 역시 “교육부가 정유라양과 관련 이화여대를 조사한다는데, 지금까지 전해진 내용을 보면 조사가 아니라 즉각 특별감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 같은 목소리는 친박계 내부에서도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는 분위기다.

이처럼 친박 지도부가 요지부동이면서 오히려 최씨를 둘러싸고 내부 균열이 나타나고 있는 형국이다. 만약 이 상태로 새누리당 지지율이 대폭락하게 된다면 비박계로서는 새로운 결단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는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전남 강진에서 2년여간의 칩거생활을 끝낸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20일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손 전 고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새판을 짤 것”이라며 민주당 탈당 의사를 밝혔다.<사진=뉴시스>

◆최씨 의혹 장기화 될수록 멀어지는 ‘정권재창출’

이렇게 되면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난무하게 된다. 특히 ‘제3지대론’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제3 지대에서 대선 경선을 치르자는 목소리를 냈다. 여기에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가 정계복귀 선언을 하며 “정치와 경제 새 판 짜기에 모든 것 바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로 달려가는 셈. 이런 상황에서 비박계가 만약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새로운 제3 지대를 형성하게 된다면 정계개편은 그야말로 현실화가 된다.

문제는 정치권 안팎에서 박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최씨 의혹은 더욱 증폭될 것이고 그로 인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폭락할 것이라는 목소리다.

최씨 의혹이 장기화되면 결국 정권재창출은 어렵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정권이 교체된 이후 오히려 더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의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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