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 사퇴 요구에 이정현 “사퇴의사 없어”..내홍 심화 발전적 해체 현실화 되나?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로 새누리당은 그야말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31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당 내 비박계 등 50여명 의원들이 지도부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 “어려울 때 그만두고 물러나고 도망가고 하는 건 가장 쉬운 선택”이라며 사실상 사퇴를 거부한 가운데 당내 갈등의 골도 깊어지는 형국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새누리당 또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30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당사를 떠나고 있다. 이 대표는 당 내 비박계 등 50여명 의원들이 지도부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 “어려울 때 그만두고 물러나고 도망가고 하는 건 가장 쉬운 선택”이라며 사실상 사퇴를 거부했다. <사진=뉴시스>

◆사퇴 의사 없는 이정현 “어려울 때 도망가는 건 가장 쉽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씨 게이트가 터지면서 가장 난감한 정당은 아무래도 새누리당이다.

새누리당은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을 때 무척 당황해했다. 기자를 만나는 국회의원마다 “전혀 몰랐다”라는 반응이 대부분.

일부 국회의원들은 박 대통령과 최씨가 서로 친한 언니·동생 사이였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 이 정도로 국정운영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것에 매우 황당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하지만 갈수록 ‘최순실 게이트’가 박 대통령은 물론 새누리당마저 몰락하게 만들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최씨가 연설문을 사전에 입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시기 이정현 대표가 청와대 홍보수석을 맡고 있었다.

즉,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명확하게 알지는 못했더라도 짐작은 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따라서 비박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 체제가 물러나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가 사실상 박 대통령의 순장조이기 때문에 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게 비박계의 시각이다.

비박계는 계속해서 이 대표 체제의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최순실 게이트를 수습할 때까지는 당 대표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시한번 확인시켰다.

지금은 당 지도부 총사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최순실 게이트를 수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박 대통령-최순실 사이 어느정도 인지했나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결국 이 대표가 당 대표 자리에서 내려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씨가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이 점차 사실로 판명되면서 과연 새누리당이 최씨의 존재를 몰랐느냐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것.

정치권은 새누리당이 최씨 존재를 어느 정도 알았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이미 김무성 대표가 “새누리당 내부에서 최씨 존재를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그동안 최씨와 관련, 박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친박 지도부가 계속 유지된다는 것은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은 친박 지도부를 해체해야 하고 비대위 체제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친박 지도부 해체는 물론 새누리당을 발전적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당명을 갖고 내년 대선을 치르게 되면 백퍼센트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강경파는 친박계 일부 인사들은 아예 의원직을 내려 놓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자처하는 인사들이 의원직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새누리당을 더욱 힘들게 만들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파열음 나는 새누리당.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당사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정현(오른쪽)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 거세..새누리당 발전적 해체 현실화?

따라서 새누리당이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친박 지도부 해체는 물론 새누리당 자체가 발전적 해체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울러 야당이 요구하는 특검을 전격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물론 거국중립내각의 임명권을 야당에게 넘겨줘야 한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이 이런 인식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최순실 게이트 불똥의 후폭풍은 매우 클 것이란 우려다.

최순실 게이트가 장기화되면 될수록 새누리당으로서는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역풍을 피하기 위한 새누리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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