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편집몰 ‘일모스트릿닷컴’에 고씨 가방 브랜드 ‘빌로밀로’ 입점 논란
회사 측 “특혜 없었다..판로개척 어려운 신진 디자이너 제품 판매 통로일 뿐”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와 최씨 딸 정유라씨의 특혜 의혹 등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정재계를 비롯해 문화·스포츠계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돼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씨가 제작한 가방 브랜드 ‘빌로밀로(Villomillo)’가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제일모직(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직영몰에 입점,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포털사이트 블로그에 게재된 고영태씨 가방 브랜드 ‘빌로밀로’ 판매 소개글. <사진=네이버 블로그>

◆제일모직, ‘최순실 측근’ 고영태 가방 판매..회사 측 “고씨 존재조차 몰라”

23일 삼성물산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제일모직 시절인 지난 2012년 회사 직영 온라인 편집몰인 ‘일모스트릿닷컴’에서 고씨의 ‘빌로밀로’ 가방을 판매했다.

‘일모스트릿닷컴’은 제일모직이 지난 2009년 오픈한 ‘대한민국 온라인 1세대 편집샵’. 국내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는 물론, 해외 수입 브랜드와 아트 앤 컬쳐, 뷰티 등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됐다.

차별화와 희소성을 추구하는 트렌드 세터들의 니즈에 맞춰 전문가들이 선별한 특별한 제품을 엄선해 판매했는데, 여기에 고씨의 ‘빌로밀로’도 포함된 것.

고씨는 국가대표 펜싱선수 출신으로, 지난 2009년 ‘빌로밀로’라는 자체 가방 브랜드를 제작해 내놨다. 이듬해 배우 김남주가 한 인기 드라마에서 ‘빌로밀로’ 제품을 착용해 이른바 ‘김남주 가방’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 한때 유명 백화점 팝업 매장을 내기도 하고 다수 연예인들이 착용한 모습도 방송에서 종종 볼 수 있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2년 대선 때부터 고씨 회사가 디자인한 가방을 들고 나와 더욱 화제가 됐다. 이후 당선인 신분으로도 ‘빌로밀로’ 제품을 자주 들고 다녀 주목 받았다.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합병했고, 제일모직은 현재의 삼성물산 패션부문으로 사명이 바뀌었다.

‘일모스트릿닷컴’ 사이트는 현재는 없어진 상태다. 고씨의 ‘빌로밀로’는 지난 2014년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삼성물산 패션부문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판로개척이 어려운 신진 디자이너를 위해 운영한 사이트”라며 “당시 업무를 담당하셨던 분들은 모두 퇴사하셨다. 확인해 보니 100여명이 입점했는데, 고씨를 기억하는 분은 없었다. 100여명 중 1명이라 그런 디자이너가 있었는지도 모르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고씨에게) 별다른 특혜도 없었고,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시장을 만들어준 것 뿐이다. 디자이너로서 제품을 판매하려면 사이트에 입점하고 싶은 게 당연한 것 아니냐”라며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지만, 사이트 내 정책에 반하지 않으면 누구든 입점 가능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순실 국조‘에 8대 그룹 총수 소환..특혜 의혹 진실은?

한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녀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의 남편인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지난 17일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김 사장이 최씨 조카 장시호씨가 실소유주로 있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불법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 사장은 현재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부원장 직을 맡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7월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원과 관련, 국내 8대 그룹 총수들은 박 대통령과 개별 비밀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들 총수들은 ‘최순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증인으로 사실상 확정돼 소환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들의 특혜 의혹이 연이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진실이 파헤쳐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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