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기자회견 “잇단 산재 사고에도 하청 비정규 노동자 목소리 외면하고 있어”

[공공뉴스=박주연 기자] 현대제철에서 또 다시 사내하청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전국금속노동조합이 매년 중대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현대제철에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금속노조는 30일 오전 충남 당진 현대제철 당진공장 C지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제대로 된 안전대책을 마련하라”고 밝혔다.

금속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4시7분께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일하던 사내하청업체 이스타이앤엠 소속 노동자 한모(38)씨가 원료를 옮기는 통로(슈트) 설비점검 작업 도중 협착 사고를 당했다.

한씨는 사고 직후 무전을 통해 공장 운전실에 직접 구조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상주하던 소방대가 들것만 지참해 출동했고, 약 15분 뒤 현장에 도착한 정비팀이 설비를 해체하고 한씨를 구조하는데 50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당시 한씨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노조 측은 “한씨의 사망은 예견된 사고”라며 “사고가 난 공정은 통로가 좁아 기계에 몸이 끼이는 등 안전 사고 위험이 커 노조가 사측에 수 차례 현장 개선을 요구한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작년 5월에도 같은 곳에서 근로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등 산업재해가 잇따르는 데도 현대제철은 하청 비정규 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노동자의 생명을 가볍게 취급했다”며 사측에 안전대책 마련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한편,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노동자 산재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대제철 비정규지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최근까지 이 공장에서만 모두 31명의 노동자가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현대제철의 안전관리가 매우 취약하다고 판단, 지난 2013년 12월 ‘안전관리 위기사업장’으로 지정해 특별관리에 나선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현대제철 노동자 사망사고가 이어지고 있어 결국 ‘죽음의 공장’이라는 오명은 벗기 힘들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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