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금고 재선정 과정 불법 로비 등 혐의 부행장 ‘보직해임’..윗선 개입 의혹까지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신한은행이 불법 로비 등으로 도덕성과 신뢰도에 치명타를 맞고 있다.

지난 2010년 인천시 시금고 재선정 과정에서 탈락할 것을 우려해 억대 로비를 벌인 것은 물론, 투명한 돈 관리를 해야 할 은행이 자금세탁을 통해 로비자금을 마련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논란의 중심에 선 것.

◆신한銀, 뇌물제공 및 돈세탁 의혹..부행장 ‘보직해임’

5일 금융권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지난해 10월25일 시금고 선정을 위해 지자체장 후원회장에게 금품을 건넨 의혹을 받고 있는 신한은행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대상은 서울 중구 소재 신한은행 본점 고위임원 및 기관고객부 사무실과 전 인천시 생활체육협회장 A씨의 사무실, 자택 등 5곳이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은 수억원대 자금 세탁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신한은행 기관고객부 관계자 임원 2명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한 바 있다.

이들은 임원은 경찰 입건됐고, 이 가운데 1명은 현재 신한은행에서 보직해임 된 상태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한은행이 A씨에게 돈을 주기 위해 은행 체육대회 진행비용 명목으로 한 대행사에 1억원을 집행한 뒤 ‘행사가 취소됐다’며 돈을 돌려 받는 수업으로 자금 세탁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계좌 추적 결과 대행사로부터 돌려받은 수표는 A씨가 운영하는 학원 공사대금으로 파악됐다.

신한은행의 이 같은 불법 행위는 지난 2010년 인천시금고 재선정 시기에 발생했다. 시금고는 지방자치단체 세금 등 자산 수조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공무원 고객을 유입할 수 있어 은행들 사이에서는 알짜배기 사업으로 꼽혀 경쟁이 치열하다.

인천시금고 위탁업무를 맡고 있던 신한은행은 당시 경영진 내분 사태로 이미지가 나빠져 탈락할 것을 우려해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 홍보실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자세한 내용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윗선 개입 있었나?..조용병 행장 거취도 먹구름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에 경영진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부행장급 임원들이 경영진을 거치지 않고 수억원대의 회삿돈을 인출하는 경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현재 신한은행은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까지 고객이 추천하는 기업 3년 연속 1위에 선정되는 등 고객들의 신뢰도 또한 높다.

때문에 만약 이번 사건에 경영진 등 윗선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엄청난 타격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조용병 신한은행장의 거취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과 경합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악재가 터지면서 경선 레이스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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