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변론 연기 요청’ 헌재 결정 주목..野, “민망하고 딱한 시간끌기..눈만 뜨면 꼼수질”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헌법재판소가 오는 24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을 예정했다.

벼랑 끝에 몰린 박 대통령 측은 탄핵심판 최종변론기일을 오는 3월 2~3일로 미뤄달라고 요청했고, 박 대통령 측의 이 같은 요청을 헌법재판소가 받아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朴대통령, 최종변론 연기 요청

숨 가쁘게 달려온 헌재의 탄핵심판 절차가 오는 24일 최종변론을 맞이한다. 헌재는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퇴임하는 내달 13일 전까지 마무리를 짓기 위해 막판 스퍼트에 돌입한 것.

그런데 지난 18일 박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은 최종변론 준비와 박 대통령의 직접 출석 여부를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내달 2~3일로 최종변론을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증거조사가 끝난 뒤 대통령이 최종 변론기일에 출석해 질문을 받지 않고 최후 진술만 할 수 있는지도 질의했다.

하지만 헌재는 “재판부와 국회가 대통령에게 탄핵 사유와 관련해 질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사실상 대통령 측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모양새다.

더불어 최근 불거진 고영태 녹취 파일을 검증해야 한다며 고 씨를 다시 증언대에 세워달라고 신청했다.

만약 헌재가 박 대통령 측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이 권한대행 퇴임하는 내달 13일 이전에 선고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박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이 노리는 것은 일단 선고일을 가급적 최대한 늦춰서 헌재재판관이 7명일 때 선고를 하는 방안이다.

현재 ‘8인 체제’에서 이 권한대행이 빠진 ‘7인 체제’가 되면 탄핵 기각에 필요한 재판관 수가 3명에서 2명으로 줄기 때문에 박 대통령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만약 이때 2명의 헌재재판관이 기각에 표를 던진다면 탄핵은 기각이 되는 셈. 박 대통령 측으로서는 일말의 기회를 노리는 것이다.

박 대통령 측은 어떻게 하든지 선고일을 늦춰서 탄핵을 기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헌재도 그런 박 대통령 측의 전략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박 대통령 측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보인다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 측이 내달 2~3일로 연기해달라는 요구에 대해 특별한 이유를 붙인 것도 아니다. 다만 시간적으로 촉박하다는 이유 이외에는 없다.

헌재는 양측이 제출한 서면으로 쟁점이 상당 부분 정리됐다면서 일정을 늦추지 않겠다는 뜻을 보여왔다. 따라서 박 대통령 측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박 대통령 측이 공정성 시비를 걸 경우에는 상당히 복잡해질 가능성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재는 일단 이 권한대행이 퇴임하기 전에 선고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내달 9일 혹은 10일 혹은 13일에 탄핵심판을 선고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추미애 대표(왼쪽)가 박 대통령 측의 최종변론 연기 요구에 대해 ‘시간 끌기’라고 강하게 비난했다.<사진=뉴시스>

◆‘시간 끌기’ 총력전에 야권 비난 봇물

최종변론에 대한 기일은 이날 열리는 헌재심판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헌재가 박 대통령 측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헌재 탄핵 심판 선고일은 내달 9일께가 되고, 만약 수용한다면 이 재판관 퇴임 이후에 선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헌재로서는 선고일이 이 재판관 퇴임 이후가 될 경우 남은 한 가지 방법이 있다. 그것은 판결문에 이 권한대행의 사인이 들어가게 만들면 되는 것이다. 즉, 판결문을 미리 작성해놓고 선고일만 이 권한대행 퇴임 이후에 해도 된다.

따라서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이 문제에 대해서도 어떤 식으로 나오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야권에서는 박 대통령 측의 최종변론 연기 요구에 대해 ‘시간 끌기’라고 비난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의 보기에도 민망하고 딱한 시간 끌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헌재의 공정성에 흠집을 내고 탄핵심판을 무한정 끌고가겠다는 뻔뻔한 요구”라 지적했다.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도 “국민들이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대통령도 모자라 눈만 뜨면 꼼수질을 하는 대통령의 모습까지 보고 있어야 하나. 정말로 국민노릇하기 힘들다”며 “헌재는 대통령 대리인단의 꼼수와 생떼에 흔들리지 말고 국가와 국민만 보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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