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근부회장에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환골탈태해 새롭게 거듭날 것”
3대 혁신방향으로 전경유착 근절·투명성 강화·씽크탱크 강화 제시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을 계속 맡기로 했다.

지난 2011년 2월부터 세 차례 연임한 허 회장의 당초 임기는 이달 말까지였다. 허 회장은 마지막까지 연임을 고사했지만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여파 등으로 전경련이 와해 위기에 처한 상황을 고려해 결국 연임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경련은 24일 정기총회를 앞두고 허 회장이 36대 전경련 회장을 연임하기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전경련이 여러 가지로 회원 여러분과 국민들에게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환골탈태하여 완전히 새로운 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지난해 말 회원 여러분께 드린 서신을 통해, 이번 총회에서 물러나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훌륭한 분이 새 회장으로 추대되어 전경런을 거듭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었지만 그 과정에서 다소 여의치 못하게 제가 이번 사태를 수습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연임 이유를 설명했다.

허 회장은 전경련 쇄신을 위해 ▲정경유착 근절 ▲투명성 강화 ▲씽크탱크 기능 강화 등 3대 혁신 방향을 제시, 이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외부의 부당한 압력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정경유착 재발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며 “투명성 강화를 위해 사업과 회계 등 전경련의 모든 활동을 보다 상세하게 공개하겠다”고 했다.

또한 “씽크탱크 기능을 강화해 우리 경제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한국 경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두 같은 곳을 바라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기업에 활력을 주는, 국민생활에 도움이 되는, 그리고 국가 경제발전을 위한 경제단체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경련은 지난 21일 현대자동차그룹이 공식적으로 탈퇴하면서 재계 서열기준 상위 4대 그룹이 모두 이탈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LG그룹을 시작으로 삼성그룹과 SK그룹까지 잇따라 탈퇴를 공식화했다.

이들 그룹은 전경련 전체 연회비 492억원(2015년 기준)가운데 77% 정도인 약 380억원을 부담하고 있다. 때문에 전경련은 와해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이 맡는다.

권 신임 부회장은 허 회장과 함께 전경련을 전면 쇄신하는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정통관료 출신인 권 부회장은 대표적인 국제금융통으로 꼽히는 인물. 행정고시 19회로 재무부에서 공직을 시작한 후 거시경제, 예산, 금융분야를 두루 거쳤다. 지난 2014년 3월부터는 전경련 산하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을 맡아왔다.

전경련 혁신위원회는 허 회장을 위원장으로,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웅렬 코오롱 회장 등 내부인사 3인과 외부인사 3인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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