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카페에 ‘黃대행 기념 시계’ 매물로..“대통령 놀음 그만, 특검 연장 승인하라”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야당은 24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기념시계’를 제작해 배포한 것과 관련해 “썩어빠진 정신”이라고 일제 목소리를 높여 비난했다.

특히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기한이 임박한 가운데, 특검 연장을 위한 개정안 처리도 무산돼 사실상 남은 방법은 황 권한대행의 연장 승인 밖에 없어 더욱더 강한 공세를 퍼붓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권한대행 기념시계’를 제작해 배포 중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야권에서는 “대통령 놀음을 중단하고 특검 연장을 수용하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지난 21일 한 포털사이트 인터넷 중고거래 전문 카페에는 ‘황교안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 시계’라는 이름으로 상품이 올라왔다.

이 시계는 기존에 제작된 국무총리 시계와는 다른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 대행직을 기념해 따로 제작한 것.

황 권한대행은 이 시계를 권한대행 업무를 시작하고 각계 인사들을 만날 때 기념용으로 주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고거래 카페에 올라온 시계는 여성용으로, 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이미 국무총리 공식직함으로 ‘Prime Minister Republic Of Korea 국무총리 황교안’이라고 쓰인 기념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권한대행이 된 이후 다시 직함을 새겨 시계를 제작해 논란이 되고 있다.

통상 대통령과 국무총리는 취임 후 각각 기념 시계를 남성용과 여성용으로 제작해 각계에 배포한다. 이때 정부 예산이 사용되는데 제작 단가는 2만~3만원 선이다.

이에 황 권한대행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라는 명칭은 공식 직함”이라며 “일선 공무원 격려 또는 공관 초청 행사 등에 일부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기념품(손목시계)의 경우에도 공식문서, 경조사에 사용되는 명칭처럼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직함을 쓰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통령 권한대행 시계’가 나온 것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인 지난 2004년 권한대행을 지낸 고건 전 총리도 권한대행 시절에는 시계를 제작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난여론은 거세지고 있다.

황 권한대행 기념 시계 <사진=포털사이트 중고거래 카페 캡쳐>

이와 관련,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명의 시계는 부적절하고 어의없다”며 “지금 황 권한대행이 할 일은 대선행보가 아닌 특검 연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검은 앞으로도 할 일이 많다. 대통령 수사는 물론 정유라씨에 대한 수사도 못 했다”며 “무엇보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충분한 수사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황 권한대행에 특검 기간 연장을 촉구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고건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 권한대행 시계’를 제작하지 않았다”며 “출마하지 않으려면 총리와 대행의 임무에 충실해야지, 이곳저곳 냄새를 피우고 침묵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 시계’를 배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대통령 후보를 하고 싶으면 빨리 사퇴해서 그 길로 가시라”고 비꼬았다.

장정숙 국민의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대통령 코스프레가 지나치다”며 “국무총리 시계도 있는데 국민에게 한 손에는 국무총리 시계, 한 손에는 대통령 권한대행 시계를채워서 황 대행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기념시계 제작, 배포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이 원하는 특검 시계를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권한대행을 기념하는 시계로, 대통령 탄핵 소추를 기념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예의는 물론, 국가적 불행이 있을 때는 이런 시계를 만들지 않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지금 황 권한대행은 특검연장을 거부하려 한다. 조류인플루엔자가 두 달이 지나도록 안 없어진다“며 “이런 썩어빠진 정신으로 대한민국을 관리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아울러 “대통령 놀음을 즉각 중단하고 민생을 돌보는 데 전념하라”면서 “특검 연장을 바로 승인하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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