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낙점 보증수표’ 호남서 득표율 60.2%..안희정·이재명 ‘반문 정서’ 전략 바꾸나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호남에서 압승을 거뒀다.

통상적으로 반문 정서가 강한 호남이기 때문에 과연 절반이상의 득표를 얻을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호남에서 압승을 거둔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7일 광주여대 시립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열린 호남지역 경선에서 유효투표 23만6358표 중 14만2343표(60.2%)를 얻으며 압승했다.

이어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4만7215표(20.0%), 이재명 성남시장은 4만5846표(19.4%)로 각각 3, 4위를 차지했다. 최성 고양시장은 954표(0.4%)로 4위에 그쳤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27일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 시립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호남권역 선출대회에서 60.2%의 득표를 획득하고 두 손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문재인 대세론 안착..“수도권 올라가기 전 대세 결정짓고 싶어”

문 전 대표가 이날 호남에서 압승을 거둔 것은 그만큼 ‘문재인 대세론’에 안착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 전 대표는 이날 호남권 순회경선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충청권역은 안희정 후보의 지지가 강한 곳인데 열심히 해서 극복해보겠다”며 “욕심 같아서는 수도권에 올라가기 전 대세를 결정짓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기대 밖으로 아주 큰 승리를 거뒀다. 압도적인 승리를 모아준 광주시민, 전남도민, 전북도민에게 감사하다”며 “그만큼 정권교체에 대한 호남의 염원이 컸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호남 경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힘으로,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하고 호남의 기대에 반드시 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전 대표는 압도적인 승리와 관련 “아무래도 호남에서는 정권교체에 대한 염원이 강하다”며 “제가 도덕성에 흠결이 없고 가장 잘 준비돼 있고 모든 지역에서 지지받을 수 있는 지역통합, 국민통합 후보라는 점을 평가해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문 전 대표는 그동안 여론조사 등에서 1위로 거론됐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과연 얼마나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던 상황. 그런데 이번 호남지역 경선에서 문 전 대표는 60.2%를 득표하며 대세론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켰다는 분석이다.

이는 앞으로 민주당 대선경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만약 절반 이하로 득표를 했다면 다른 대선 후보들의 반등 기회가 생겼을 것. 그러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호남에서 문 전 대표가 과반을 크게 넘겨 1위를 기록하면서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이 고착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아직 충청에 이어 영남 그리고 수도권이라는 경선 절차가 남아있다. 문 전 대표로서는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절반 이상의 득표가 필요하다. 그 출발점이 바로 호남이었다.

문재인 대세론은 앞으로 태풍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대의원 투표, 당원 투표, 일반국민 투표 모두 앞서는 것으로 나오면서 문 전 대표의 압승을 일궈냈다.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여지면서 다른 후보들로서는 비상이 걸린 상황.

특히 역대 민주당 경선에서 호남 지지를 받은 후보가 대선 후보로 낙점됐다는 점을 미뤄, 안 지사와 이 시장 두 후보가 문 전 대표를 뒤집기가 더욱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물론 충청권에서는 안 지사가 다소 우세할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지역에서 과연 우세를 점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선거인단 절반을 차지하는 수도권에서 과연 얼마나 의미 있는 득표를 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안희정 충남지사(왼쪽), 이재명 성남시장

◆호남, ‘反문재인 반전’ 없었다..安·李, 전략 수정 불가피?

이번 호남에서 문 전 대표가 압승을 거둠으로 인해 ‘반문 정서’가 사실상 호남에 없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이는 앞으로 두 후보가 ‘반문 정서’에 기대는 선거운동 전략이 절대적으로 먹혀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때문에 선거운동 전략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의원 투표에서 문 전 대표의 압승이 이뤄짐으로써 내부 총질이 더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두 후보가 뾰족한 전략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반문 정서에 기댄 선거전략을 해왔는데 갑작스럽게 전략을 수정할 수도 없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 지사나 이 시장으로서는 답답한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여진다. 일각에서는 두 후보 중 한 사람이 중도 사퇴를 통해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전망이다.

어쨌든 문 전 대표는 한시름 놓은 상황이다. 그리고 나머지 경선에서 압승을 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그것이 과연 실현될지 여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아울러 문 전 대표가 대세론을 등에 업고 유력 대선 후보로 자리를 굳히면서 여기에 대적할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 후보, 그리고 제3지대와의 ‘비문(문재인) 연대’가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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