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안종범 재판 증인 출석..“안종범 부탁 아니었으면 이동수씨 채용 이유 없다”

황창규 KT 회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2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부탁으로 광고감독 차은택씨의 지인인 이동수씨를 KT 임원으로 채용했다고 증언했다.

황 회장은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안 전 수석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이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 차씨와 친분이 있던 이씨를 KT에 전무로 채용하고, 자신이 설립한 플레이그라운드를 광고대행사로 선정하도록 강요했다는 의혹이 있다.

이후 이씨는 KT에서 광고발주를 담당하는 전무로 일하며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원의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KT로부터 브랜드지원센터장(상무급 자문역)을 제안받았지만 거절했고, 지난 2015년 10월 KT IMC(통합마케팅)본부장(전무)으로 채용됐다.

이날 황 회장은 “2016년 1월 초 안 전 수석으로부터 ‘윗선의 관심사항인데 이씨를 채용해줬으면 좋겠다’는 전화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황 회장은 “안 전 수석이 말한 ‘윗선’은 대통령이라는 생각이 들어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한 “이씨에게 처음 상무급 직책을 제안한 것은 당시 사실상 자리가 없었고, 인사 시기도 이미 지났기 때문”이라며 “안 전 수석의 부탁이 아니었으면 이씨를 만날 일도 없고 채용할 일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씨가 입사 8개월만에 IMC본부장으로 전보된 것과 관련 “안 전 수석이 이씨를 IMC로 보직 변경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다”며 “경제수석이 사기업체에 IMC본부장으로 보직 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KT는 최씨의 측근인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의 부인 신혜성씨도 임원으로 채용했다.

이와 관련 황 회장은 “안 전 수석의 부탁 때문” 이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신씨를 위해 새로 자리를 만들어야 했다”며 “(그 과정에서) 채용이 지연되자 안 전 수석이 여러 차례 독촉 전화를 했다”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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