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기술 빼낸 후 일방적 협상 파기..부도 위기까지
최태원 회장 사면 대가 일자리 창출 홍보 후 이제 안면몰수?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SK텔레콤과 자회사 SK테크엑스가 중소기업의 영업 비밀을 탈취한 후 인수 협상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구설수에 올랐다.

해당 업체는 자동차인테리어 애플리케이션 ‘카피플’을 개발한 스타트업 CSA코리아로, 지난해 SK텔레콤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에 6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유망 기업이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 등이 박근혜 정부의 핵심 사업인 ‘창조경제’의 성공 사례로 CSA코리아와 협업을 홍보해 오다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역풍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까지 번지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시선이 나와 더 큰 파장이 예상된다.

7일 SK텔레콤 등에 따르면, SK테크엑스는 지난해 6월 초 SK텔레콤으로부터 CSA코리아의 카피플 사업을 소개받고 자산 인수와 운영 절차에 돌입했다.

이후 SK테크엑스 사업협력팀은 인수를 위한 실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5개월간의 실사 끝 일방적으로 협상 결렬을 통보해 CSA코리아는 부도 위기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CSA코리아는 지난해 1월 SK텔레콤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브라보! 리스타트’ 4기에 최종 선정됐고, SK텔레콤이 발간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 SK 서울캠퍼스와 함께 성장한 67개 스타트업 스토리’ 책자에도 소개된 업체.

일반적으로 기업 간 인수·합병을 실시할 경우 실사를 통해 사업성을 검토하는 과정은 필수다. 그러나 이 같은 사업 제휴를 미끼로 막대한 자금력을 지닌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정보와 기술을 탈취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문제점이 종종 제기되곤 했다.

CSA코리아 측은 SK테크엑스가 자산인수 및 공동운영을 제안해 자사 소유의 플랫폼 핵심기술을 전부 넘겨줬는데, SK테크엑스 측이 일방적으로 인수 협상을 파기하면서 20억원 넘는 손해를 봐 회사는 심각한 경영 위기 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SK텔레콤과 SK테크엑스 측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방관하고 있다는 것이 CSA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카피플 인수 협상 과정에서 CSA코리아는 카피플 앱에 대한 기술정보와 운영솔루션, 전국 가맹점리스트와 SK테크엑스가 요구한 사업계획서까지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홍보실 관계자는 “SK텔레콤은 벤처육성프로그램 참여 업체인 CSA코리아를 자회사인 SK테크엑스에 소개해줬을 뿐”이라며 “(SK테크엑스 측이) 실사 단계에서 사업성 등을 고려해 인수를 철회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SK텔레콤이나 SK테크엑스는 해당 기술(카피플 앱 기술 정보)에 전혀 관심도 없고, 그 분야의 사업을 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기밀을 가져갔다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개발비용 등 금전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데, (개발 비용은)SK텔레콤이나 SK테크엑스를 위한 것이 아닌 CSA코리아 자사를 위한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SK텔레콤에서는 원만히 해결 보길 원하지만 의견조율이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들었다. 지속적으로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질 경우 회사 명예가 훼손되는 부분도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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