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밀가루 파동’으로 경영악화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100억 대여 논란
회사 실적 부진에도 외부 자금까지 끌어 캄보디아 전분 공장 사업에 집중 왜?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신송그룹 후계자 조승현 신송산업 대표가 추진 중인 캄보디아 사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 대표는 조갑주 신송홀딩스 회장의 장남이자 적통 후계자로, 현재 신송산업 외에도 그룹 지주사인 신송홀딩스와 신송식품 대표직을 겸하고 있다.

신송그룹은 지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2세 승계 작업에 돌입했는데, 지난해 터진 신송산업의 ‘밀가루 파동’으로 한 차례 위기를 맞으며 승계 작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당시 여파로 국내 시장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락했고, 이로 인해 조 대표의 경영 능력에도 의문 부호가 달리게 된 것.

특히 조 대표는 회사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외부에서까지 돈을 끌어 모아 캄보디아 전분 공장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캄보디아 사업이 그룹 전체의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시선과 함께 이제는 의문 부호가 아닌 ‘경영 능력 위기론’까지 불거지고 있는 형국이다.

<사진=신송산업 홈페이지 캡쳐>

◆‘밀가루 파동’ 위기에도 외부자금 끌어 캄보디아 전분 공장 사업 집중

신송산업은 지난 2월 논산공장과 진주공장의 생산라인을 중단하고 구조조정에 나섰다.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한 적자 사업 부분의 구조조정을 통한 회사 전체의 손익 개선을 위한 것이라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신송산업의 이 같은 결정은 국내 1위 전분제조업체로서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

신송산업은 지난해 밀가루 제품 원료 관리 부주의로 정부당국으로부터 1주일 영업정지 등 처분을 받았다. 또 굳은 밀가루를 사용해 전분과 글루텐 등을 제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위 임원 등 5명이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 이후 신송산업의 이미지와 신뢰도가 추락했고, 소비자들도 등을 돌리면서 2015년 562억6433만원이던 매출액이 지난해 290억5325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영업손익도 90억7550만원으로 적자전환됐다.

핵심 계열사인 신송산업의 위기는 신송홀딩스로까지 이어졌다. 신송홀딩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80억원대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전년(2285억원) 보다 줄어든 206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불량 밀가루’ 파동으로 심각한 내상을 입은 신송산업은 결국 국내 공장 가동까지 중단하는 등 사실상 국내 시장을 포기한 상태.

이후 해외시장 쪽으로 눈을 돌리며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뒷말이 무성하다.

일찌감치 그룹 후계자로 낙점된 조 대표는 밀가루 파동이 일기 전인 지난 2015년부터 캄보디아신송법인을 따로 설립해 타피오카 전분 제조 및 판매를 위한 전분생산기지 공장 건설에 집중해왔다.

그런데 이 사업이 ‘밀가루 파동’과 맞물리면서 그룹의 재무 사정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

◆한국농어촌공사, 재정 불안정한 회사에 100억원 이상 대여?..논란만 증폭

신송산업이 캄보디아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캄보디아법인에 대여한 금액만 190억원에 달한다. 이는 신송식품 등 계열사 담보를 통해 이뤄졌고, 절반은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차입 받았다.

신송산업은 지난해 캄보디아법인 투자를 위해 농어촌공사에서 해외농업자원개발자금으로 121억원을 차입했다. 이자율은 2%다.

이렇듯 신송산업은 외부 차입을 통해 캄보디아 투자에 나서는 상황. 자기 자본이 아닌 외부 차입금으로 투자에 나선 탓에 매년 발생하는 이자 비용만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룹의 재정 부담 속에서도 신송산업이 해외 시장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국내 시장에서 신뢰를 다시 쌓기에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농어촌공사가 재정 문제가 우려되는 신송산업에 100억원 이상의 큰 금액을 빌려준 것에 대해서도 의문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 신송홀딩스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캄보디아 사업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준비해 온 사업”이라며 “회사 재정이 적자진행되기 전부터 진행돼왔기 때문에 (그룹 재무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우려와는 상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 대표와 관련해서는 “(조 대표의) 경영 위기론은 작년부터 불거졌다”면서도 “(밀가루 사건 등)사태들을 마무리 해가고 있고, 앞으로 나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사업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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