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폐수처리장 내 분별기서 사망한 채 발견..유가족 “제대로 된 안전장치 없어” 주장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삼표산업의 레미콘 공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안전관리 소홀에 따른 인명 사고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삼표그룹은 지난해 12월 레미콘 업계 최초로 차량 안전운전 동영상을 제작해 안전예방 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운전기사 개인이 아닌 회사 자체 안전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은 물론 사측이 가족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의 여론도 더욱 들끓고 있는 분위기다.

17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오후 7시50분께 서울 성수동 성수대교 북단에 위치한 삼표산업 레미콘 공장에서 지입차량 운전자 이모(62)씨가 폐수처리장 내 분별기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그는 당시 차량을 타고 폐수처리장에 들어가 차량에 남아 있는 찌꺼기를 세척하는 과정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사망을 두고 일각에서는 안전관리 소홀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고인은 레미콘 업계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 기사로, 유가족 측은 삼표산업이 분별기 앞에 망 등 안전장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가족은 사고가 일어난 지난달 현장을 방문해 안전관리 부분을 지적하고 사고에 대한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을 요청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유가족에게 사과도 없이 수사 종결 이후 입장을 밝히겠다고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할 경찰서인 성동경찰서는 공장 관계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와 안전문제 여부를 조사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공공뉴스>는 회사 입장 등을 들어보기 위해 삼표그룹 측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언론) 담당자가 부재중”이라며 더 이상의 내용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삼표그룹은 1977년부터 성수동 1가에 2만8873㎡ 규모의 레미콘 공장을 가동해왔다. 성수동 공장은 삼표의 상징으로, 땅 주인은 현대자동차그룹이다.

삼표그룹은 현대차그룹의 친족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남 정의선 부회장과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장녀 정지선씨가 지난 1995년 화촉을 올리면서 사돈지간이 됐다.

두 그룹은 사돈지간이 된 이후 일감몰아주기 등 의혹이 불거지면서 구설수에 수차례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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