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금지 해제 후 첫 해외 출장..도시바 경영진 만나 반도체 사업 계획 등 설명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출국금지가 풀리자 마자 일본행을 택했다.

현재 그룹의 가장 큰 현안인 도시바 반도체 인수와 관련,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현장경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21일 재계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오는 24일 SK그룹 전용기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도시바 경영진을 만난다. 최 회장은 SK그룹 반도체 사업 계획 등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진행된 1차 입찰에서는 총 10개사가 참여했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와 대만의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미국 웨스턴디지털(WD), 실버레이크파트너스 등 4개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입찰 이후 기업 총수가 도시바를 방문하는 것은 최 회장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예비입찰에서 2조엔(약 21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3조엔(31조5000억원)을 써낸 폭스콘보다는 가격 면에서 뒤쳐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어떤 기업이 도시바를 품에 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SK하이닉스는 인수 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커짐에 따라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앞으로도 일본계 재무적 투자자(FI)를 추가로 끌어들여 다국적 연합군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본 내에서는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매각에 대해 반대 목소리가 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도시바와 다른 식의 협업을 강구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2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2회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 행사 이후 “도시바 인수전에 참여하는 하나의 원칙은 단순히 돈을 주고 산다는 의미가 아니라 더 나은 개념에서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SK하이닉스에 도움이 되고 반도체 고객에게 절대로 해가 되지 않는 방법 안에서 협업 방안을 알아보겠다”고 강한 인수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아울러 최 회장은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부문 인수를 위해 미국 출장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공동 인수에 나설 새로운 파트너 물색에 나설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도시바는 이달 중 예비입찰서 내용을 검토한 후 다음달 본입찰을 진행한다. 이후 늦어도 오는 6월까지는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최 회장이 도시바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앞으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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