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와이파이 무료 로밍’ 추진..‘최순실 연루’ 황창규 회장 거취 주목

[공공뉴스=박주연 기자] KT(회장 황창규)가 중국과 일본의 대표 통신기업과 와이파이 무료 로밍을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힌 가운데 이를 두고 ‘새정부 눈치보기’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중·일 3국 간 로밍요금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가계 통신비 인하 공약 중 하나로 새정부 출범과 함께 발빠른 대처에 나선 KT의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분위기다.

KT 경영지원총괄 구현모 사장(우측), 중국 차이나모바일 샤위에지아 부총재(가운데), 일본 NTT도코모 나카야마 토시키 부사장(좌측)이 SCFA 총회 미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KT는 중국과 일본의 대표 통신기업인 차이나모바일, NTT도코모와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KT 고객에게 양국에서 와이파이 로밍을 무료로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날 KT는 중국 쓰촨성 청두 인터콘티넨탈 센츄리시티 호텔에서 중국 차이나모바일, 일본 NTT도코모와 한중일 통신사간 전략 협의체 SCFA(Strategic Cooperation Framework Agreement) 2017년 상반기 총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KT는 자사 고객이 중국과 일본에서 와이파이 로밍을 무료로 쓸 수 있도록 협력을 제안했다.

이번 행사에는 차이나모바일 샤위에지아(Sha Yuejia) 부총재, NTT도코모 나카야마 토시키(Toshiki Nakayama) 부사장, KT 경영지원총괄 구현모 사장 등 3사의 주요 임원이 참석했다.

지난 2011년 KT 주도로 설립된 SCFA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통신사업자간 전략적 협의체다.

동북아 3국을 대표하는 통신기업인 KT, 차이나모바일, NTT도코모가 참여하며 5G·로밍·앱·콘텐츠·사물인터넷(IoT)·마케팅 등에서 다양한 협업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10월 향후 5년간 전략적 협력을 연장하기로 합의해 동북아 3국 대표 통신사의 협업은 2022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KT는 SCFA 협업을 바탕으로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한일간 와이파이 자동로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해 SCFA 협력을 통해 그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3사간 무료 와이파이 로밍 프로모션을 추진해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KT는 이번 총회에서 무료 와이파이 로밍 프로모션의 정규화를 양사에 제안했다. 논의를 거쳐 이 제안이 수용될 경우 KT 가입자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차이나모바일의 와이파이망을, 일본에서는 NTT도코모의 와이파이망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KT는 연내 무료 와이파이 로밍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차이나모바일과 NTT도코모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 고객들의 해외 데이터통신 이용부담이 한층 줄어들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특히, 별도 서비스에 가입하거나 아이디, 패스워드를 입력할 필요 없이 국내에서 KT 와이파이 AP를 선택하는 것처럼 양사가 구축한 와이파이를 선택만 하면 간편하게 데이터 접속이 가능하다.

중국에 차이나모바일이 구축한 와이파이 AP는 약 450만개, 일본에 NTT도코모가 구축한 와이파이 AP는 약 18만개이고, KT가 국내에 구축한 와이파이 AP는 약 18.9만개이다.

이번 SCFA 총회에서 KT는 인공지능 TV ‘기가지니’를 소개해 차이나모바일, NTT도코모 관계자들로부터 특별한 관심을 받았다.

KT가 지난 1월 출시한 ‘기가지니’는 AI 홈비서 역할만 수행하는 다른 기기와 달리 IPTV, 인터넷전화 등과 연동되는 AI 홈비서는 물론 미디어, 홈 IoT 기기 제어, 영상·음성 통화 기능을 제공해 이용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이밖에 한중일 통신 3사는 5G, IoT, 차량통신(V2X) 분야를 중심으로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 기반 사업협력, 전자 심카드(e-SIM) 기반 커넥티드카 공동 협력, 캐릭터상품 교환판매, 세컨드 디바이스 시장전략 등에 대해 논의했다.

KT 경영지원총괄 구현모 사장은 “KT 고객들이 중국이나 일본을 방문했을 때 부담없이 데이터통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이번 SCFA 총회에서 ‘와이파이 로밍 프리’를 제안했다”며 “차이나모바일, NTT도코모와 지속적으로 논의해 올해 안에 한중일 3국에서 ‘와이파이 로밍 프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KT가 새정부 눈치보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이는 그동안 KT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장이 교체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문 대통령이 최근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또다시 엄중한 재조사를 지시한 가운데 이에 연루된 황창규 회장이 새정부 입맛에 맞춰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황 회장은 미르와 K스포츠에 총 18억 원을 출연했으며, 최순실 씨 소유의 광고대행사에 광고물량을 몰아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아울러 황 회장은 최 씨 측의 요구에 따라 KT의 광고담당 임원을 임명한 바 있다.

KT 새노조는 황 회장에 대한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연루 의혹을 제기하며 연일 황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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