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소송戰·핵심 인력 줄이탈 등 뒷말..법률 전문가는 웬 말, 곪았던 것 결국 터졌다?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의 공격적 리더십이 도마위에 오르는 분위기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대형 판권 종료료 인한 식약처 상대 소송 등 그동안 국내에서는 크고 작은 법률 분쟁으로 골머리를 앓아왔던 상황.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보톡스 기술을 훔쳤다는 의혹으로 미국에서까지 소송전을 불사하게 되면서 또 다시 논란의 중심의 서게된 것.

게다가 지난해부터는 회사의 핵심 인력들이 회사를 잇따라 이탈하면서 대웅제약으로서는 출혈을 겪게 됐는데,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곪고 곪았던 것이 한꺼번에 터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결국 검사 출신 윤 회장의 성향이 회사 경영 방식에까지 녹아들어 법정 문제부터 인력 이탈까지 문제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대웅제약, 메디톡스와 ‘보톡스 전쟁’..또 법정 공방

20일 대웅제약과 업계 등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자사 보톡스(보툴리눔 균주)를 도용당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법원에 대웅제약,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알페온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메디톡스는 소장에서 전직 직원 A씨가 친분이 있던 대웅제약 직원 B씨에게 자사 보툴리눔 톡신 균주에 대한 정보 일체를 전달하고 금전적 대가로 12만달러(1억3000만원)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이를 바탕으로 보톡스 제제인 나보타를 만들었다며 보톡스 균주 출처 의혹을 제기했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말 대웅제약을 균주 도용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이 중 대웅제약을 상대로 낸 진정(수사의뢰)에 대해 추가적인 증거를 확보해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톡스는 지난해부터 나보타의 일부 염기서열 정보가 자사의 메디톡신과 동일하다며 대웅제약이 자사 기술을 도용했다고 주장해왔다.

대웅제약은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나보타의 허가를 신청한 상태. 대웅제약 측은 메디톡스의 이 같은 소송 제기에 대해 “소송에 적극 대응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철저히 묻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대웅제약이 법률 분쟁이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치매약 ‘글리아티린’ 판권이 경쟁 제약사인 종근당에 넘어가자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글리아티린의 대조약(동일성분의 치료제 개발에 기준이 되는 의약품) 선정취소 처분을 재고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이 대조약 지위를 갖고 기존 재고품을 팔기 위해 식약처를 상대로 행정심판을 제기한 것으로 봤다.

다국적 제약사에 판권을 회수당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회사 차원의 발빠른 대처였지만, 대웅제약의 이 같은 공격적 행보는 업계에 긴장감을 감돌게 하기도 했다.

이 밖에 대웅제약은 2008년 바이오벤처기업 CTC바이오로부터 비만치료제 ‘앤비유’를 두고 특허기술침해 소송을 당해 1년 넘게 공방을 벌였고, 2010년에는 유유제약으로부터 ‘의약품 위탁생산 품질관리 소홀’로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대웅제약의 이 같은 법정 공방 뒤에는 윤 회장이 있었다. 경영권을 쥐고 있는 ‘법률 전문가’인 윤 회장의 공격적 리더십이 작용했다는 것.

창업주 2세인 윤 회장은 1997년 당시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후 10년 넘게 회사 경영을 맡아왔다.

이후 2009년 둘째 형인 윤재훈 전 부회장에게 사장 자리를 내주고 밀려났지만,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자 윤 회장은 2012년 6월 대웅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다시 승진, 2014년 9월에는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경영권을 손에 넣었다.

특히 윤 회장은 검사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이렇다 보니 윤 회장의 공격적 성향이 회사 경영으로까지 이어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핵심 인력 경쟁사로 줄이탈..윤 회장, 경영능력 시험대 오르나?

뿐만 아니라 윤 회장의 공격적 리더십은 핵심 직원들이 회사를 이탈하는 ‘인력 누수’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대웅제약은 영업·마케팅, 홍보, 대관 등 각 분야 직원들의 경쟁력은 업계에서도 손꼽히는데, 지난해부터 수십년간 근무한 ‘전무’ ‘상무’ ‘이사’ ‘부장’ 등 베테랑 인력이 잇따라 경쟁 제약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뒷말도 무성했다.

이는 지나칠 정도로 강직한 윤 회장의 경영 스타일에서 비롯됐다는 후문으로, 윤 회장의 강직하고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임직원들과 마찰을 빚으면서 이 같은 악영향을 미쳤다는 말도 돌았다.

결국 이 같은 경영 리스크는 윤 회장의 경영능력과 리더십 문제로까지 번지는 것은 물론, 그의 경영방식에 회사 이미지와 성장에도 암초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대웅제약 홍보팀 관계자는 “소송은 대웅제약뿐 아니라 제약업계 전반에서 많이 제기되고 있다”며 “최근 (대웅제약에서) 몇 가지 소송이 불거져서 이슈화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약업계는) 평균적으로 이직률이 상당히 잦다”면서 “직원 개인 선택의 문제이지, 윤 회장님의 리더십 문제로까지 확장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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