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제외..10대 그룹 총수 중 최태원, 조양호, 허창수 참여
연임 성공했지만 여전히 ‘최순실’ 발목..자진사퇴 목소리 커져

[공공뉴스=박주연 기자] 23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동행하는 경제인 명단을 발표한 가운데 황창규 KT 회장이 막판에 탈락해 시선이 쏠리고 있다.

당초 대한상의가 주요 경제단체로부터 추천받은 명단에는 있었지만 결국 포함되지 않은 것.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의 화살이 황 회장을 겨냥하고 있고, 이를 이유로 KT새노조 등은 연일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이번 황 회장의 방미행 아웃을 바라보는 시선은 매우 싸늘하다.

재계 일각에선 청와대의 의중이 실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KT의 경우 정권 교체기마다 역대 수장이 자리에서 물러나왔기 때문.

황 회장이 더 이상 자리보전이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난무한 이유다.

방미 경제인단 구성을 주도해온 대한상의는 이날 청와대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된 대통령 동행 경제인단 52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경제인단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허창수 GS 회장, 신현우 한화(한화테크윈) 대표이사,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 회장, 구자열 LS 회장 등이 포함됐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 10개사, 중견기업 14개사, 중소기업 23개사, 공기업 2개사로 중소·중견기업이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IT·정보보안(8), 에너지·환경(7), 의료·바이오(5), 항공·우주(1), 플랜트·엔지니어링(1), 로봇시스템(1), 신소재(1) 등 첨단분야의 기업들과 기계장비·자재(7), 자동차·부품(6), 전기·전자(5), 소비재·유통(3) 등으로 꾸려졌다.

대한상의는 미국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오는 2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한·미 비즈니스 서밋’(Korea-US Business Summit)을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0일 대한상의는 경제인단 선정 주관기관으로서 동 행사에 참가할 기업을 공정하게 선정하기 위해 주요 경제단체 및 협회 대표, 연구기관 및 시민단체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번 방미 경제인단은 대미 투자·교역, 미국 사업실적 및 사업계획, 첨단 신산업 분야 협력 가능성 등을 선정 기준으로 협회나 단체가 아닌 기업위주로 선정했다.

아울러 현재 불법·탈법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크게 빚고 있는 기업은 원칙적으로 참여를 제한했다고 대한상의는 설명했다.

대한상의의 이 같은 설명은 황 회장의 입장을 더욱 난처하게 만드는 형국이다.

결국 KT는 이번 방미 명단에서 제외된 황 회장 덕에 불법·탈법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기업이 됐기 때문.

황 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청탁을 받고 차은택씨 측근을 회사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채용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또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원 규모의 TV광고를 몰아준 점도 확인됐다.

이 같은 이유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지만 결국 지난 3월 KT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되면서 자리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황 회장에 대한 퇴진 압박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5일 추혜선 정의당 의원과 KT새노조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황 회장이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최근에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에서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을 전국 단위가 아닌 권역별로 계산하라는 내용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정농단 논란은 더욱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다.

황 회장의 불안한 가시밭길 연임 행보가 매우 힘들어 보이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황 회장의 퇴진은 물론 추가적인 철저한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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