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총력 투쟁 “회사가 매각 앞두고 MBK파트너스 이익 극대화 위한 매물 최적화 작업”

2013년 인수 후 배당성향 꾸준히 상승..직원 무연고 발령 등 열악한 노동 환경 지적
사측 무리한 인원감축 및 강도 높은 노동 강도 이기지 못하고 직원들 스스로 직장 떠나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ING생명보험이 회사 매각을 앞두고 노사간 내홍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모습이다.

ING생명 노조는 사측이 지난달 발표한 고배당 정책이 회사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먹튀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상황.

뿐만 아니라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로 등극한 후 노동자들의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돼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사무금융노조 ING생명보험지부는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주주 고배당 및 먹튀 매각 중단, 직원들을 상대로 부당하게 진행된 원격지 발령 철회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13일 ING생명은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중간배당과 기말배당 등 연간 총 2차례에 걸쳐 지속적으로 배당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ING생명은 “배당정책은 새로운 자본규제(K-ICS)의 윤곽이 드러나는 2019년까지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ING생명의 고배당 정책 발표 직후, 이 회사 주가는 한때 장중 최고치인 4만50원까지 치솟았다. 9일 현재 3만8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ING생명의 고배당 정책과 관련해 노조 측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ING생명의 고배당 정책의 가장 큰 수혜자가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

지난 2013년 말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400억원에 사들인 MBK파트너스는 ING생명을 상장하면서 1조423억원 상당의 공모자금을 챙겼다. 이때 남은 지분은 59.15%가 됐다.

ING생명의 배당성향은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2014년 44.94%, 2015년 59.88%로 15%포인트 가량 올랐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이 줄었지만, 배당성향은 69.38%로 높아졌다.

노조는 “회사가 전체 지분 41%를 기업공개한 후 오는 2020년까지 이익금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배당할 계획”이라며 “주주뿐만 아니라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돌아가는 고배당 정책은 거의 모든 이익이 주주 및 대주주에게 돌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가 사상 최고 이익을 내는 이면에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며 “ING생명은 2016년 7월부터 지방에 근무하는 여성 노동자들에게 무연고, 원격지 발령을 강요한 사례가 있다. 이는 결국 인력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MBK파트너스가 올해 말까지 ING생명의 매각을 추진하려는 상황에서 고배당 정책을 지속하고, 인력을 줄임으로써 매물 최적화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

ING생명의 직원 수는 회사 매각 당시 1000명이 넘었지만, 현재 700여명으로 축소됐다. 사측의 무리한 인원감축과 지속적인 야근 등 높은 노동 강도를 이기지 못한 직원들이 스스로 직장을 떠났다는 것이 노조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노조는 “MBK파트너스가 대주주가 되기 이전 85%에 달하는 승진율이 30% 초반으로 떨어졌다”며 “최하위 고과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성과코칭이라는 명목으로 노동강도를 높이고 결국 퇴사를 선택하게 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ING생명 홍보실 관계자는 “먹튀 매각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새 정부 정책에 맞춰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고 있는 상황인데, (ING생명의 고배당 정책도) 그 부분에 대한 연장선상일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ING생명은) 여성 직원의 비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지점의 경우는 여직원 밖에 없고, 차별이나 불이익을 줬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면서 “지점은 서울과 수도권에 70~80%가 집중돼 있다. 원거리 발령은 여유 인력을 배분하기 위한 것이며, 노조 측 주장처럼 일자리를 회사 임의로 줄이는 것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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