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정동영, 호남 민심 잡기 경쟁..영화 흥행에 전두환 측 ‘법적대응’ 제동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정치권이 영화 ‘택시운전사’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이기 때문에 정치권이 관심을 두게 된 것이다.

배우 송강호, 토마스크레취만, 유해진, 류준열이 출연한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 분)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10만 원을 준다는 말에 독일의 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 분)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영화. 현재 택시운전사는 흥행 가도를 달리며 600만 관객 고지를 목전에 두고 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택시운전사는 지난 9일 하루 동안 40만4896명을 동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수는 581만3023명이다.

개봉 첫 주말(8월 4~6일)에만 292만4,785명을 끌어모은 만큼 10일 600만 관객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나 문학이 나올 때마다 관심을 두고 관련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경향을 보였다.

가장 관심을 둔 정당은 국민의당이다. 국민의당은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다. 특히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당권 주자들이 영화 택시운전사에 관심을 두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에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도 택시운전사를 관람했다는 것은 전당대회가 가까워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택시운전사가 흥행하면 할수록 도움이 되는 쪽은 정 의원이다.

정 의원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MBC 기자로 광주에 대해 취재를 했었던 전력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해 정 의원은 광주민주화운동 한복판에 있었다. 따라서 정 의원으로서는 택시운전사가 흥행할수록 유리하다는 관측이다.

반면 안 전 대표는 광주민주화운동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 때문에 광주 민주화 운동은 마음의 빚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당권주자들이나 대권 주자들은 광주 민주화 운동과 직간접적인 연관성을 갖고 있는 반면 안 전 대표는 관련성이 없다. 따라서 호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국민의당 당권 주자로서 택시운전사가 흥행하면 할수록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일각의 시선이다.

택시운전사가 흥행하는 것에 대해 못 마땅해 하는 쪽이 있다. 바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광주 민주화 운동은 전 전 대통령과 관련성이 있기 때문에 영화가 흥행하면 전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택시운전사에 대해 전 전 대통령 측이 비난을 가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전 전 대통령 측은 택시운전사가 왜곡된 광주 민주화 운동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법적 소송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전 전 대통령으로서는 국립묘지에 안장되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다. 하지만 택시운전사가 흥행하게 되면 그 소원 역시 이뤄지지 못하게 된다.

최근 전 전 대통령은 회고록을 발간, 그 이유 역시 국립묘지 안장을 목표로 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법원은 회고록에 왜곡된 내용이 있다며 판매금지가처분을 받아들였다.

이런 상황에서 택시운전사까지 흥행하게 될 경우 전 전 대통령은 코너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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