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남 부기장과 사생활 논란에 극단적 선택..폭행·성폭행 사실에도 회사는 ‘모르쇠’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대한항공 여직원이 사원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여직원 A씨의 이 같은 비극적 선택에는 대한항공 소속 부기장 조종사 B씨와의 관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부남인 B씨는 A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면서 폭행 등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사 내부에서는 물론,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B씨에 대한 파면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11일 경찰 및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새벽 인천 서구 원당동 소재 대한항공 사원 아파트 옥상에서 대한항공 직원 A씨가 유서를 남기고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2014년 입사해 지상직으로 근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새벽 2시30분께 아파트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과 구급대원이 도착했을 때는 A씨가 이미 숨진 뒤였다.

그런데 A씨 투신 사건 후 대한항공 내부에서 말이 돌면서 술렁이기 시작했다. 대한항공 사내게시판에는 사망한 A씨와 유부남인 부기장 B씨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 올라온 것.

부기장 B씨는 아이가 둘 있는 유부남으로, 아내와 이혼할 것이라고 속이며 A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만남이 지속되는 동안 A씨는 B씨로부터 폭행은 물론 성폭행을 당했고, A씨가 만남을 거부하자 B씨는 A씨의 아파트 앞에서 소란을 피우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B씨는 A씨의 부친과 대면하는 과정에서 성관계 동영상이 있다며 협박까지 했다는 내용이다.

A씨 모친은 대한항공 운항본부 담당자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음에도, 회사 측은 “둘 만의 문제이니 알아서 하라”는 답변만 돌아왔을 뿐 이렇다 할 대책을 모색하지 않았다.

이는 B씨 뿐만 아니라 대한항공 역시 A씨를 죽음이라는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아울러 A씨는 목숨을 끊기 전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A씨 측 변호사는 B씨 측 변호사가 너무 쎄다며 계약금을 돌려주고 다른 변호사를 찾아볼 것을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내용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공분 여론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B씨를 ‘살인자’라 부르기도 하며 파면을 촉구했고, 사망한 A씨를 향한 안타까움을 전하는 댓글도 이어졌다.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A씨 사망 관련 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편, 올해 초 대한항공에서는 부기장이 부하 승무원 숙소를 무단 침입하고 성추행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해당 부기장은 회사에서 파면 결정되고, 최근 법원에서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대한항공 내부에서 잇따라 터지는 불미스런 사건으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올해 취임 일성인 ‘소통 경영’을 통한 신뢰 쌓기는 벌써부터 난관에 봉착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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