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원조 ‘스릴러 퀸’ 배우 염정아가 영화 ‘장산범’으로 팬들 앞에 돌아왔다.

1991년 MBC ‘우리들의 천국’을 통해 처음 얼굴을 알린 염정아는 지난 26년 동안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다양한 배역을 완벽 소화하며 쉬지 않고 달려왔다.

그런 그녀가 2003년 영화 ‘장화홍련’ 이후 14년 만에 스릴러물로 스크린 점령을 예고하고 있다.

영화 ‘장산범’은 목소리를 흉내내 사람을 홀리는 장산범을 둘러싸고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일을 담은 작품으로 오는 17일 개봉 예정이다.

염정아는 5년 전 아들을 잃어버린 후 도시를 떠나 장산에 내려가 살게된 엄마 희연 역을 맡았다. 희연이 집 근처의 장산 동굴 근처를 헤매는 한 소녀(신린아 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희연에 완벽 빙의된 염정아는 공포와 분노, 그리고 슬픔까지 다양한 감정을 표출해내면서 극의 전개를 이끌어간다.

다음은 염정아와 일문일답

-영화 ‘장산범’ 출연을 결심한 계기가 있나.

“그동안 스릴러 장르의 시나리오를 많이 받았지만 끌리는 작품은 없었다. 그런데 ‘장산범’ 시나리오를 받고 읽어보니 스토리가 굉장히 짜임새가 탄탄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울었다. 희연이는 모성애 감정을 극중에 계속 가져간다. 자극적이기만 한 공포 영화와 다른 모성애에 끌렸다. 그 감정이 촬영이 끝나고 나서도 계속 남아있어 후유증을 겪었다.”

-스릴러물은 ‘장화홍련’ 이후 14년 만이다. 다시 도전해보니 느낌이 어떤지.

“장르적으로 책임감을 가지는 것은 없다. 촬영을 끝내고 개봉할 때쯤 ‘염정아가 스릴러로 돌아왔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렇게 기억해주신 게 신기하고 감사하다.”

-‘장화홍련’과 ‘장산범’ 모두 스릴러물인데 두 작품의 가장 큰 차이점은.

“공포는 리액션을 보여주는 게 훨씬 어려운 것 같다. 공포감을 줄 때는 눈에 조금만 힘을 줘도 연출적으로 사납게 보일 수 있지만, (‘장산범’에서는) 내가 무서워하는 리액션을 보여주려니 감정을 훨씬 더 많이 표현해야 했다.”

-‘희연’을 연기하면서 특별히 힘든 점은 없었는지.

“모성애와 스릴러 사이의 긴장감을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연기했다. 감독님이 제게 모두 맡겨주셨다. 굉장히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연기였고 도전해보고 싶었다. 예전같았으면 못했을 수도 있지만 이제는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마음이 더 넓어졌다.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니 내가 할 수 있는 연기도 더 다양하해지는 느낌이 든다”

-충무로에서 ‘팜므파탈’ 이미지로 오랫동안 활약했는데, 이제는 엄마 등 배역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아쉬운 점은 없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속 서인경 같은 캐릭터가 지금 나에게 들어오진 않을 것 아니냐.”

-‘엄마 염정아’의 실제 모습은.

“애들이 어려서 일과 가정을 다 살펴야 한다. 시간과 에너지를 잘 분배해야 한다. 아이와 있을 때는 잘 놀아주고, 현장에서는 연기에 최선을 다한다. 아이들한테 잘해주고 웃게 해주는 엄마다. 녹색어머니회 활동이나 배식 봉사 활동도 당연히 하는데, 아무도 인증샷을 안 찍어 올려주신다.”

-지난 26년 동안 연기를 해왔는데, 배우로서 가장 즐겁거나 힘든적은.

“연기 생활을 돌이켜보면 한창 활동했을 때가 생각난다. ‘참 재미있었는데’ 라는 생각이 든다. 20년 넘게 활동하고 있는데, 여전히 연기로 칭찬받을 때가 배우로서 가장 행복하다. 영화를 촬영할 때는 정말 힘든데 영화 자체가 여전히 너무 행복하다.”

-끊임없이 연기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작품수가 많지 않아서 그런지 하는 작품마다 애정이 많이 간다. 내가 제작자가 된 것처럼, 감독이 된 것처럼 (작품을) 사랑한다. 내가 직접 어떤 도전을 위해 나서는 스타일을 아니지만, 그렇다고 찾아온 기회를 마다하지도 않는다. 그게 많이 쉬지 않고 일하는 원동력 같다.”

-최근 배우 정우성과 이정재가 이끄는 기획사 아티스트컴퍼니로 이적했다. 새 둥지를 튼 특별한 이유가 있나.

“작품에 대해 의논할 수 있어서 좋다. 실제 이번 영화에도 많은 응원을 해주고 있어서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대표님들부터 후배들까지 한 마음이다.”

-앞으로도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내 나이 여배우가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영화에 많이 없다보니 들어오는 시나리오가 많이 줄었다. 그래도 더 많은 연기를 하고 싶다. 배역 크기는 상관 없다. 매혹적인 이야기가 있다면, 어떤 작품이든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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