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자유한국당 3선 의원들이 작심하고 공식석상에서 혁신위원회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통상적으로 3선 의원이 되면 당 지도부를 향해서 비판의 날을 세우지 않는다. 당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고 혁신을 주문하는 역할은 그동안 주로 초재선 의원들이 맡았다.

그런데 지난 16일 3선 의원들이 비판을 가한 것이다. 이는 그만큼 자유한국당이 위기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3선 의원들의 발언 핵심은 ‘바른정당과의 통합’과 ‘전략공천 불가’이다. 이는 자유한국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패배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대구·경북은 그동안 자유한국당(구 새누리당)의 텃밭이었다. 이번 대선에서도 대구·경북에서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의 득표율은 상당히 높았다.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대구·경북은 자유한국당 차지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바른정당의 존재는 자유한국당에게는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다. 바른정당에서 만약 유승민 의원을 대구시장 후보 등으로 내세울 경우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쉽지 않은 전쟁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대구·경북에서 지지율이 상당히 높다. 그렇게 되면 대구·경북은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더불어민주당 3파전 양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전략공천’ 카드까지 꺼냈다. 전략공천이라는 것이 결국 자기사람 심겠다는 것이다. 이는 정치신인을 발굴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유권자의 의사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인물을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

대구·경북은 그동안 죽으나 사나 보수정당 후보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 선택지는 오로지 하나였다.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선택을 해야 했다. 그런데 이제는 선택지가 2개가 된 셈.

여기에 더불어민주당까지 합류를 하면서 대구·경북 주민들로서는 선택지가 넓어지기 때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다.

자유한국당으로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것은 물론 상향식 공천을 통해 유권자들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슈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왔던 3선 의원들이 공식석상에서 혁신위에 대한 쓴소리를 내뱉은 이유는 단 하나다. 내년 지방선거 위기 때문이다.

그만큼 자유한국당 내부 사정은 상당히 복잡하다. 내년 지방선거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3선 의원들의 요구를 혁신위원회가 얼마나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이는 당 지도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3선 의원들의 요구는 절실하다. 당이 살아야 하고, TK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

대구·경북을 빼앗기면 자유한국당은 미래가 없다. 자유한국당으로서는 대구·경북을 무조건 살려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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