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소영 기자]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듯한 남자의 줄임말)의 교과서 배우 이종석이 데뷔 후 첫 악역으로 팬들 앞에 섰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시작으로 ‘학교 2013’ ‘너의 목소리가 들려’ ‘닥터 이방인’ ‘피노키오’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밝은 캐릭터를 보여줬던 이종석.

그런 그가 이번 영화 ‘브이아이피’에서는 북한 고위층 자제 김광일로 분해 잔인하고 극악무도한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의 내면을 그려냈다.

특히 생애 첫 악역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이종석의 변신은 놀랍고도 완벽했다.

다음은 이종석과 일문일답

-영화 ‘브이아이피’를 선택한 이유는.

“어릴 때부터 남자영화를 동경해왔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종석은 느와르와 거리가 멀다. 내가 담배를 물고 인상을 쓴다면 우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제 외모를 무기로 활용한다면 그동안 영화계에서 없던 사이코를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데뷔 후 첫 악역 도전이다.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걱정은 없었나.

“연기를 계속하려면 변화가 필요했다. 원래 굉장히 내성적인데 배우 생활을 하면서 많이 나아졌다. 그래도 여전히 내성적인 성격은 남아 있다. 그래서 제 성격과 완전히 반대편에 있는 인물을 골랐다.”

-‘김광일’을 연기하면서 특별히 신경쓴 부분이 있는지. 연기에는 만족하나.

“크게 변하려고 하지 않았다. 다른 것들도 조금씩 해 나가야 할 시기라고 생각해 모험을 했다. 점수를 준다면 80점 정도 되는 것 같다. 8년 정도 연기를 하면서 제가 제 작품을 보고 잘했다고 느끼는 순간이 많이 없었는데, 이번 작품은 정말 잘 녹아든 것 같다.”

-촬영하면서 특별히 힘들었던 부분이 있다면.

“극 초반에 등장하는 첫 살인신이 첫 촬영이었는데 너무 힘들었다. 사람들은 나체고, 피가 낭자하고 자극적인 장면을 계속 촬영하다보니 속도 안 좋고 멍해졌다. 그래도 연약해보이는 사람이 분노를 유발하려면 그 정도의 강렬한 충격은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그 장면은 김광일이라는 캐릭터에 필요한 장면이었던 것 같다. 그 장면이 배치가 돼 있어서 뒷부분에 김광일이라는 캐릭터가 살 수 있었다.”

-그동안 로맨스물을 많이 했는데, 악역과 비교하면 어떤지.

“악역이 처음이라 새롭고 재밌었다. 하지만 처음이라 그런지 본능적으로 착하려고 한다고 해야하나...연기를 하다가 남들이 봤을때 정말 나빠 보여야하는데 자꾸 순화시키려 하는 모습이 보였다. 선한 역할을 하다보니 그런 점들이 조금 어려웠다.”

-‘브이아이피’의 매력을 꼽는다면.

“박훈정 감독님은 느와르의 대가인 것 같다. 본인 역시 ‘나는 이런걸 해야 한다’고 말씀하기도 하셨다. 할리우드에서 다룰 수 없는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제 악역을 볼 수도 있다.”

-어린 팬들이 많은데, 팬들에게 충격을 줄수도 있을 것 같다.

“선배님들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앞으로 광고 다 떨어질 테니, 할 수 있다면 미리 찍어놓으라’고 하더라. 그것보다 팬들이 놀라지 않을까 걱정이다. 며칠 전 어린 팬이 SNS로 ‘꼭 보겠다’고 쪽지를 보내왔는데, 원래 답장을 하지 않지만 그때는 ‘보지 말라’고 답했다.”

-서른을 앞두고 있는데, 여전히 청춘스타 이미지가 강하다. 부담은 없는지.

“부담이다. 서른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생각하게 된다. 예전에는 대체불가능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다작을 했는데도 작품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그런 상황에서 ‘브이아이피’를 돌파구로 찾았다.”

-차기작에서는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나.

“완전한 로맨틱 코미디도 해본 적 없고, OCN 시리즈 같은 장르물도 해본 적 없다. 코미디 영화를 해보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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