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에서 열린 '5천만 핵 인질·공영방송장악'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전국 당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자유한국당이 국회 복귀를 결정했다. 지난 2일 MBC 김장겸 사장 체포영장 발부에 반발해 정기국회 보이콧을 선언한지 일주일 만이다.

한국당은 지난 9일 비상최고위원회를 열어 보이콧 철회를 결정했고, 11일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 확정한다.

이번 보이콧으로 인해 한국당은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았다는 평가다. 한국당은 계속해서 청와대를 압박했지만 청와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지난 9일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었지만 얻은 수확은 극히 미미했다.

아무 것도 얻지 못한 상태에서 보이콧을 철회했다는 것은 그만큼 이번 보이콧이 명분이 없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의 MBC 장악 의도에 보이콧을 했다고 하지만 다음날인 3일 북한이 제6차 핵실험 도발을 하면서 그 명분이 많이 약화됐다. 오히려 지난 4일 국회에서 대북 규탄결의안을 채택했을 때 한국당은 국회 보이콧을 하면서 안보를 팽개치는 정당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썼다.

여론조사 역시 냉랭했다. 보이콧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았으며, 지지율은 답보상태다. 다시 말하면 국민이 보이콧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이런 상황에서 김 사장이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조사를 받으면서 명분은 더욱 약해졌다. 결국 한국당의 장외투쟁 명분을 김 사장 체포영장 발부에서 문재인 정부 대북 제재 무능으로 옮겨갔다. 하지만 이미 한국당을 바라보는 싸늘한 시선이 되돌려지기에는 늦었다.

물론 얻은 것도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로서는 얻은 부분이 있다고 봐야 한다. 일단 지난 9일 대규모 집회를 하면서 총동원령을 내렸다. 그리고 상당수의 인원이 모였다. 홍 대표로서는 이들의 조직력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

또한 9년 동안 집권여당 역할을 하다가 야당생활을 하면서 몸에 배어있던 집권여당의 습관을 이제는 버리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으로서는 얻은 실익이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내부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혁신위원회의 혁신안과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 등이 남아있기 때문에 한국당으로서는 더욱 복잡한 상황으로 내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의 복귀에 여야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여론은 여전히 냉소적이다.

국회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보이콧을 택한 한국당이 민심을 등졌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복귀하는 것에 더 불만을 표하고 있다.

결국 보이콧은 한국당의 구조적 한계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무리한 마이웨이 행보로 체면을 완전히 구긴 한국당은 이번 보이콧 사태를 두고두고 후회하며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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