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부결 사태 후폭풍]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로 확대 조짐..與野 2차 격전 돌입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사)백봉정치문화교육연구원 개원식 및 학술토론회에서 축사를 한 후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을 지나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지난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백봉정치문화교육연구원 개원식에서는 차가운 기운을 넘어 치열한 맹비난이 벌어졌다.

공식적인 석상에서 상대에 대해 거친 말을 쏟아낸 것은 최근에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단상에서 설전을 벌였다. 그리고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추 대표는 이 자리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에 대해 염치가 없는 소행이라면서 야당들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정 원내대표는 추 대표의 발언이 불편한지 도중에 퇴장을 했다.

그리고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가라면서 붙잡았지만 추 대표는 인사도 하지 않고 연설이 끝나자마자 퇴장했다.

이후 박 전 대표는 “화풀이를 하면 협치가 되겠냐”라면서 집권여당의 대표가 저렇게 야단을 치면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구나 생각한다고 성토했다.

그야말로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강대강 대치는 거센 발언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민주당이 국민의당을 향해 화풀이를 한 것은 국민의당을 그만큼 신뢰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에 따르면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찬성표 20명은 충분히 확보했다면서 걱정이 없겠다고 얘기를 했다. 우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의 말을 믿고 155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확신을 하고 김이수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 들어간 것이다.

때문에 민주당은 국민의당에 뒷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인사문제는 자율투표이기 때문에 20석 확보한다고 했다고 해서 실제로 확보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민주당이 오판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처럼 서로에 대한 오해로 인해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강대강 대치는 불가피해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강대강 대치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은 김명수 후보자의 경력이나 정치적 편향성 때문에 임명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국민의당이 이번에도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김명수 후보자 마저도 낙마를 시킨다면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는 셈. 때문에 김명수 후보자의 거취 문제가 결국 민주당과 국민의당을 다시 화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이런 가운데 추 대표는 13일 김명수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이번만큼은 당리당략과 존재감, 캐스팅 보트가 아니라 국민의 뜻을 받드는 신중한 결정해 달라”고 국민의당을 압박했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국회가 정략을 벗어나지 못하면 촛불은 국회를 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추 대표는 김이수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사태를 재차 언급하며 “김 후보자는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이 2012년 민주당 원내대표 시절 야당 몫 헌법재판관으로 추천했던 분”이라며 “(김 후보자는) 여러 후보자 가운데 평소에 했던 판결문을 살펴보고 법조 내부의 평판을 들어보고 인품과 자질을 제대로 갖췄다고 판단해 추천했다. 이 분을 코드인사라고 한다면 그것은 자기부정”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개혁입법 처리와 새해 예산안 처리 등이 있기 때문에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강대강 대치는 그리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무엇보다 호남 민심의 변화가 이들 정당의 강대강 대치를 쥐고 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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