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 논란→집단 장염 사태→대표의 때 지난 사과→불고기 버거 재개?

[공공뉴스=김선미 기자]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먹거리 포비아’가 대한민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집단 장염 논란으로 판매를 일시 중단시켰던 불고기 버거 판매를 오는 15일부터 재개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한국 맥도날드의 다소 성급한 행보가 눈에 거슬린다.

맥도날드는 14일 입장자료를 내고 “전주 지역 매장 조사 결과불고기 버거 완제품 및 원재료, 해당 매장의 식품안전 상태가 모두 관련 기준을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며 “직원들의 위생상태 역시 이상이 없음을 관계 보건 당국으로부터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말 초등학생 등 총 8명이 전주 지역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불고기 버거를 먹고 집단장염 증세를 보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후 지난 2일 보건당국이 조사에 착수했으며, 맥도날드 역시 같은 날 전국 모든 매장에서 문제가 된 불고기 버거의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맥도날드에 따르면, 지난 2일 관할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해 보건당국이 맥도날드 전주 지역 매장을 방문해 불고기 버거 완제품 및 20여종에 이르는 원재료를 모두 수거해 식품안전 및 품질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

맥도날드는 “식품안전 및 고객안전이 최우선이라는 믿음 아래 앞으로도 외부 전문가 등과 함께 식품안전 및 관리 프로세스 등을 철저하게 살펴 식품안전에 소홀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대한민국이 먹거리 비상이 걸리면서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 이런 가운데 맥도날드 역시 햄버거병과 집단 장염 사태까지 문제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곤혹을 치렀다.

이에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지난 7일 때늦은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햄버거병 논란이 불거진 후 두 달이 지나서야 사과를 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소비자들은 외면했고, 또 매출 하락을 고려한 보여주기식 사과 아니냐는 지적까지 일었다.

특히 일각에서는 맥도날드의 이번 불고기 버거 판매 재개에 달갑지 않은 시선도 보내고 있다.

소비자들이 장염증세를 보이고 문제를 제기한 시점과 보건당국이 맥도날드 제품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시점에 차이가 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장염사태는 지난달 25일 터졌고, 보건당국은 이달 2일부터 조사에 들어갔다.

이미 지난달 초 맥도날드 불고기 버거에서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기준치의 3배 이상 초과 검출됐다는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건당국으로부터 단지 ‘이상 없음’ 결론을 받았다고 해서 재빠르게 문제가 된 햄버거 제품의 판매를 시작한다는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여전히 맥도날드 햄버거에 대한 소비자들의 공포는 확산되고 있는데 말이다.

물론 기업이라면 매출이나 실적을 무시할 수 없다. 아니, 어쩌면 돈 버는 게 가장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먹거리 사업이고 일단 이곳 음식을 먹고 탈이 난 소비자들이 있다. 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내가 내돈 3000~4000원 주고 미쳤다고 햄버거를 사먹어 이 고통을 받고 있지’라며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좀 손해보더라도 소비자를 우선 생각할 때 비로소 ‘착한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애초 ‘착한기업’이 될 생각이 없다면 적어도 ‘속보이는 기업’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맥도날드는 ‘글로벌’ 먹거리 기업이니까.
늘 급하게 먹는 밥은 체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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