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U 부회장 공석 상황에서 뜬금없는 위촉으로 논란..‘꿍꿍이 있나?’ 석연찮은 시선
사우회·퇴직자 출자업체에 10년간 90억 ‘일감 몰빵’..새정부 김상조 칼날 ‘주목’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한국가스공사가 ‘얼굴 없는’ 국제가스연맹(IGU) 부회장을 고문으로 위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송재호 전 부회장이 지난달 말 사임한 이후 IGU 부회장 자리는 여전히 공석인 상황. 이런 가운데 아직 확정되지 않은 IGU 부회장이 가스공사 고문으로 위촉되면서 그 배경을 둘러싸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방만경영, 비리직원 감싸기, 일감몰아주기 논란까지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가운데 이 같은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공기업으로서 위상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가스공사, 10월 결정될 IGU 부회장 고문으로 미리 위촉해 ‘뒷말’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새민중정당 김종훈 의원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지난 4일 경영위원회를 열어 오는 10월 말 결정될 IGU 부회장을 공사 고문으로 위촉했다.

이 같은 제안은 경영위원회 위원장인 이완기 가스공사 관리부사장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오는 2021년 열리는 세계가스총회(WGC2021) 개최국으로 총 9년 임기의 국제기구 간부를 추천할 수 있다.

추천된 인물은 국제가스연맹 관행에 따라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부회장직을, 2021년부터 2023년까지는 회장직, 그리고 2025년까지 명예회장직을 지내게 된다.

문제는 송 전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아직까지 차기 IGU 부회장이 선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때문에 가스공사의 갑작스러운 고문 위촉 결정은 부적절하다며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

앞서 지난달 28일 송 전 부회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가스연맹은 다음날 신임 IGU 부회장 선임절차를 개시했다.

가스연맹은 연맹 회원사 및 WGC2021 조직위원사와 IGU 부회장 후보 추천을 요청함과 동시에 조직위원 임원을 중심으로 IGU 부회장 선정위원회를 구성, 능력을 갖춘 새 인물을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IGU 부회장 후보로는 강주명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가 단독으로 추천돼 있다. 강 교수는 내달 24일부터 이틀간 일본 동경에서 개최되는 IGU 이사회 및 총회에서 정식 승인을 받게 된다.

강 교수가 단독 후보로 추천돼 있기는 하지만 아직 정식 선임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IGU 부회장 자리가 공석이다. 때문에 가스공사는 ‘얼굴 없는 사람’을 고문으로 위촉했다며 빈축을 사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가스공사가 이처럼 무리수를 두고 고문 위촉을 서두르는 것에 무언가 꿍꿍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석연치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 가스공사 측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10년간 90억원 ‘일감몰아주기’ 논란..참여연대 감사 촉구

한편, 가스공사는 최근 일감몰아주기 논란으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대구참여연대는 지난 14일 사우회와 퇴직자 출자업체에 10여년간 90억원에 달하는 용역 계약을 체결한 가스공사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의 감사를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의 보도자료를 인용해 “가스공사가 지난 10년간 해당 업체와 90억원에 이르는 367건 계약 체결은 누가봐도 전형적인 제식구 몰아주기”라고 지적했다.

또한 “약 78억원(88.3%) 가량이 수의계약으로 체결된 것은 특혜”라며 “공사의 상급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와 감사원이 나서 현 상황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가스공사가 전·현직 임원들로 구성된 사우회와 가스공사출신 8명이 출자한 회사에 10년간 특혜를 줬다고 꼬집은 바 있다.

◆김상조 칼날 ‘정조준’ 하나?

대기업 등에서 관행처럼 여겨오던 일감몰아주기와 같은 병폐가 최근 사회적으로 큰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공기업인 가스공사도 예외가 아님이 드러났다.

때문에 적폐청산을 강조하며 공기업에 대한 불공정 행위를 바로잡겠다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행보가 가스공사를 정조준하게 될 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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