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장 중 급거 귀국..“국민께 죄송..무한한 책임 느껴”

마약 사건에 연루돼 긴급체포된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장남 남씨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에서 조사를 마친 뒤 성북구 성북경찰서로 들어오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회사원인 남씨는 지난 13일 중국에서 필로폰 약 4g을 매수해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속옷 안에 숨겨 밀반입, 지난 16일 오후 자택에서 한 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인정했으며, 수사팀은 남씨의 자택에서 필로폰 2g을 압수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경찰이 필로폰을 밀반입해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장남 남모(2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는 전날 남씨에 대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남씨가 마약 전과는 없지만, 투약에 밀반입까지 한 혐의를 받고 있어 죄질이 중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남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전망이다.

남씨는 최근 중국에 휴가를 다녀오면서 필로폰 4g을 속옷에 숨겨 밀반입해 지난 16일 강남구 자택에서 수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광역수사대는 지난 17일 오후 11시께 남씨를 긴급 체포했다. 남씨는 즉석만남 목적의 채팅앱을 통해 필로폰을 함께 투약할 여성을 찾다가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관이 여성을 가장해 만든 대화방에 남씨는 “얼음(필로폰의 은어)을 같이 즐기자”며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씨는 체포 후 8시간 가량 조사를 받은 뒤 성북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다. 남씨는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소변 간이검사에서 남씨에 대한 필로폰 양성반응을 확인했고, 채취한 소변과 모발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자택에서는 필로폰 2g을 압수했다.

특히 경찰은 남씨가 필로폰을 다른 사람에게 제공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남씨가 중국 출국 전 채팅앱에서 비슷한 대화를 했던 사실에 경찰은 특히 주목하고 있다.

남씨는 혼자 수차례 투약했다고 진술했으나 입국 후 하루 사이에 구입한 필로폰의 절반인 2g이 사라졌다. 통상 주사를 사용할 경우 약 60명이 동시에 투약(1인당 0.03g)할 수 있는 분량이다.

장남의 마약 투여 혐의 소식을 듣고 유럽 출장중 급거 귀국한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을 듣받으며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편, 유럽 출장 중 장남의 필로폰 투약소식을 전해들은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날 오전 급거 귀국했다.

프랑스 파리를 출발한 남 지사는 이날 오전 7시22분 인천공항에 도착해 8시12분께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남 지사는 “먼저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것이 없다. 도지사로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또 일어나게 된 것에 대해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한편으론 아버지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고개를 숙였다.

남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경기도청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앞서 남 지사 장남은 군 복무 시절 후임병 폭행 등의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는 등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번에 또 다시 마약 문제로 논란이 되면서 향후 남 지사의 정치 행보에 부담이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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