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코퍼레이션 합병 통해 지주사 최대주주 올라..지난해 이어 올해도 국감 증인 채택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문재인 정부 들어 첫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돼 정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에도 자신의 운전기사들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는 ‘갑질’ 논란으로 국감 증인에 신청된 바 있지만, 당시에는 국감 증언대에 서지 않았다.

특히 올해는 새정부의 재벌개혁 기조 속에 이뤄지는 국감인 까닭에 여야 모두 기업인 몰아세우기에 집중할 전망이다.

때문에 일감몰아주기와 편법 승계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는 대림그룹과 이 부회장은 그 어느때보다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한 모습이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새정부 첫 국감 증인 채택

10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여야 간사는 지난달 말 54명의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명단 채택을 확정했다.

정무위는 오는 19일 있을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감에서 이 부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하도급 불공정행위 및 하도급거래 위반 혐의, 하도급업체에 대한 공정위 대응 방향 지시 등을 신문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초 공정위는 대림그룹의 총수일가에 대한 부당이익 제공 혐의(일감몰아주기)를 포착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문재인 정부가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 근절을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한 가운데, 공정위가 지난 3월 이후 실태 점검을 통해 법위반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에 들어간 것은 대림이 처음이다.

재계 18위(공기업 제외·올 5월 기준) 대림그룹은 총자산 18조4000억원으로 26개 국내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대림그룹은 이준용 명예회장 아들인 이 부회장(지분 52.3%) 등 총수일가→대림코퍼레이션→대림산업→자회사→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총수일가 지분이 있는 계열사는 대림코퍼레이션(52.3%), 켐텍(92%), 에이플러스디(100%) 등이다.

대림그룹의 대표적 일감몰아주기 혐의 업체로는 대림에이치앤엘(H&L)과 대림아이앤에스(I&S)가 꼽힌다.

대림에이치앤엘은 자본금 5억원의 해운중개 업체로 2001년 설립됐으며, 이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회사는 대림산업에 필요한 원자재를 대림코퍼레이션이 수입하는 과정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역할을 했다.

대림에이치앤엘은 그룹 내 일감몰아주기로 덩치를 키웠다. 설립 이듬해인 2002년 매출 564억원이던 회사는 5년 후인 2007년에 매출 2000억원대로 급성장했다.

몸집을 키운 대림에이치앤엘은 2008년 대림코퍼레이션과 합병, 그 결과 이 부회장은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32.12%를 확보했고, 이준용 명예회장의 지분은 89%에서 61%까지 낮아졌다.

이후 대림아이엔에스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 이 부회장이 지난 1999년 92억여원을 들여 사들인 대림아이앤에스도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급성장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매출 2667억원 가운데 대림산업 등 계열사로부터 벌어들인 돈은 1735억원(65.1%)에 달한다. 이 부회장은 이 회사를 통해 고배당을 챙기면서 자신의 지분 가치도 키웠다.

이후 공정위 규제가 본격화된 2015년 대림코퍼레이션과 합병,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고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일감몰아주기부터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 ‘집중 조명’

이 부회장은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52.3%를 보유, 그룹 오너가 됐다.

결국 정무위원들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대림코퍼레이션에 대한 지분이 전무했던 이 부회장이 별다른 세금 납부 없이 그룹 지배력을 끌어올린 과정을 두고 의심하고 있는 상황.

때문에 이번 국감에서는 대림그룹의 일감몰아주기 논란과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의 편법 의혹이 집중 조명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대림산업 홍보실 관계자는 “별도로 드릴 말씀 없다”면서 “(이 부회장에 대한 국감 증인) 출석요구서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해보지 못했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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