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감소에도 수백억 배당잔치..‘모바일 결제’ 꼼수 등 오너일가만 ‘돈방석’

[공공뉴스=박주연 기자] TV홈쇼핑 업체가 공적기금은 줄이면서 수백억 배당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TV홈쇼핑사업자 배당현황 및 방발기금 납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공영홈쇼핑을 제외한 6개 TV홈쇼핑사업자의 총 배당금액은 1천222억원으로 매년 증가추세를 보였다.

반면, 2016년 TV홈쇼핑사업자가 납부해야하는 공적책임인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은468억원으로 매년 감소, 3년새 100억원 가까이 급감했다.

업체별로 △GS홈쇼핑이 지난해 427억원 포함 3년간 총 1230억원 △롯데홈쇼핑(820억원) △현대홈쇼핑(509억원) △CJ오쇼핑(453억원) △NS홈쇼핑(101억원) △홈앤쇼핑(100억원) 순이다.

이 가운데 롯데홈쇼핑은 2014년 220억원이던 배당금을 이듬해 300억원으로 늘렸고 2년째 같은 규모를 유지했다. 업체 최대주주인 롯데쇼핑(023530·53.03%)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차지하는 몫이 57%가 넘는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이 대주주 일가에게 돌아간 셈이다.

홈쇼핑업체들의 배당성향도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2016년 10대기업 상장사 평균은 27.6%인데 롯데홈쇼핑은 79.0%, CJ오쇼핑과 GS홈쇼핑도 각각 64.3%, 40.4%를 기록했다. 홈앤쇼핑(26.4%)도 평균에 근접한 수준이다.

문제는 업체들이 이익감소를 이유로 방발기금을 적게 낸 동시에 거액배당에 나섰다는 점이다. 벌이가 줄어 힘든 와중에도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을 주주에게 돌려준 것이다.

배당성향이 가장 높은 롯데홈쇼핑은 2015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733억원이나 줄어 107억원에 그쳤다. 방발기금은 이익에 따라 징수액이 달라지는데 업체는 전년에 비해 35억원 적은 66억원을 납부했다. 그런데 같은 해 롯데홈쇼핑은 전년 대비 10배, 당기순이익의 3배에 달하는 278억8000만원을 배당했다.

변 의원은 “롯데홈쇼핑의 주주구성상 대주주인 롯데쇼핑이 159억원 상당의 배당금을 가져간 셈으로 이는 대기업 배불리기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유통지원 목적으로 설립된 홈앤쇼핑도 마찬가지다. 설립 이후 최근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던 홈앤쇼핑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4분의 1이 넘는 100억원을 배당했다.

이 같은 꼼수가 가능한데는 TV홈쇼핑에 적용되는 기금 징수율이 TV매출만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라고 변 의원은 꼬집었다. 업체들이 TV방송 중 적립·할인을 강조하며 모바일 결제를 유도하는 식으로 기금 부담을 회피했다는 것.

TV홈쇼핑 사업자의 경우 전년도 방송사업 관련 결산상 영업이익의 13%를 방발기금으로 납부하고 있다. 방송사업 관련 결산상 영업이익은 전체영업이익에서 TV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계산되는데 모바일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변 의원은 “홈쇼핑 사업자들이 모바일 추가할인·적립 혜택을 적극 강조해 TV매출을 모바일로 우회, 꼼수를 부렸다”며 “이렇게 줄어든 방발기금이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최근 TV홈쇼핑 사업자의 기금 납부액은 모바일 판매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2014년 이후 감소하는 추세다. 2014년 687억원이던 것이 이듬해 672억원, 지난해에는 468억원으로 16.4% 넘게 쪼그라들었다.

이와 비교해 최근 5년 동안 홈쇼핑 전체 매출은 꾸준히 늘었고 모바일의 급증세는 특히 두드러졌다. 업체별 2012년과 2016년 모바일매출 비교에서 홈앤쇼핑은 무려 52배나 폭증해 2015년부터 모바일이 TV매출을 추월했다.

이밖에 △GS홈쇼핑(30배) △현대홈쇼핑(28배) △롯데홈쇼핑(19배)로 나타나 홈쇼핑 매출의 중심축은 모바일로 기울었다.

변 의원은 “모바일매출을 TV와 합산했을 경우 최대 수백억원의 기금 재원이 더 쌓였을 것”이라며 “납품업체 갑질로 비난을 샀던 홈쇼핑업체들이 여전히 공적책임에 소홀하다는 점에서 과기정통부가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