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혜선 의원 막말·이호진 전 회장 일가 일감몰아주기 ‘비위 종합세트’
김상조號 공정위, 태광그룹 전반에 칼날 예고..악재 또 악재로 시름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강신웅 티브로드 대표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느 기업인들보다 유난히 주목을 받아 눈길이 쏠렸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열린 국감에서는 ‘증인신청 실명제’를 도입, 기업인들을 마구잡이로 호출하는 모습이 줄어들었고 과거보다 유연해진 분위기도 연출됐다.

이런 가운데 티브로드 국감은 유난히 파이팅 넘치는 모습이었다. 협력사 갑질 논란, 추혜선 정의당 의원에 대한 막말, 일감몰아주기 의혹 등 갖가지 이슈들로 강 대표가 여야 의원들로부터 끝없는 질타를 받으면서다.

게다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까지 티브로드의 문제들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나서면서 티브로드뿐만 아니라 태광그룹 전체로까지 정부의 칼날이 향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끊이지 않는 노사갈등..직원 갑질에 국회의원 향한 막말까지

케이블방송 업계 2위 티브로드는 노사갈등의 대표적인 사업장으로 꼽힌다. 업계 터줏대감이지만 다양한 문제들로 그동안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19일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도 티브로드는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공정위 국감에서 이건용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 지부장은 참고인으로 참석, 티브로드의 갑질을 눈물로 성토했다.

이 지부장은 “회의시간에 직원들 뺨을 때리고 빠따(방망이)로 내려치는 일들이 계속돼 왔다”면서 “더 충격적인 사실은 직원 2명이 얼마 전 자살을 했는데 회사에서는 가정불화라고 핑계를 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한국전력을 대상으로 대외업무를 하면서 회사에서 알아서 문제를 해결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앞으로 이런 문제가 또 다시 재발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직원들이 죽어나가고 협력사를 쥐어짜고 태광 티브로드가 이런 회사다”고 호소했다.

이에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강 대표를 향해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이 의원은 “티브로드는 협력사 일감몰아주기, 사내 갑질문화, 부당노동행위 등이 만연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703억원의 순익을 기록했지만 정규직 직원에게 희망퇴직을 강권하고 있으며 외주노동자들은 국회 앞에서 37일째 농성 중”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 의원은 최근 과기정통부 국감에서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티브로드 직원의 막말 논란 녹취록을 언급하면서 “’분노를 참지말고 협력사 사장들에게 퍼부으세요’라는 내용으로 갑질을 권장하는 사내문화가 잘못된 기업문화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 역시 “회사의 회의석상에서 팀장이 이런 정도의 막말을 할 정도면 그런 조직문화가 있던지 사장이 지시했던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앞서 과기정통부 국감에서 추 의원은 티브로드에서 협력업체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의 관리자가 정규직 직원들에게 “협력업체에 갑질하라”는 취지의 지시했다고 주장하며 관리자의 이 같은 발언이 담긴 녹취를 공개한 바 있다.

해당 녹취에서 관리자는 업무회의 도중 “이 더위만큼 끌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마세요. 다 표출하세요. 누구한테? 협력사 사장들한테. 고객사 사장들. 특히 정당하게 갑질 하세요. 정당하게 갑질”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 관리자는 당시 직원의 갑질 종용 외에도 추 의원을 노골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더욱 확산됐다.

추 의원이 지난 7월 유영민 과기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티브로드가 협력업체 소속 설치·AS 기사들에게 무리하게 업무를 할당해 작업 안전과 시청자 서비스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개선할 것을 주문한 것을 놓고 이 관리자가 추 의원을 향해서도 막말을 한 것이 확인된 것.

공개된 녹취록 속에는 “정의당 그 미친X 하나 있죠. 이름이 뭐야..국회의원 그 미친X.. 이름 뭐야, 그거 그때 그 청문회에서..확 그냥 가가지고 입을 찢어 죽여 버릴까 진짜 뭐 중복할당을 내린다는 등 뭐뭐 업무가 많다는 둥”이라고 격양된 어조로 말을 이어가는 관리자의 목소리가 담겼다.

추 의원은 “이걸 들어보니 왜 해마다 티브로드 노사 문제가 발생하고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국회 앞에서 농성을 하는지, 케이블방송의 경쟁력이 왜 떨어지는지 알겠다”며 “이것이 티브로드 조직 문화다. 규제기관과 국회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후 정무위 증인으로 참석한 강 대표는 직원 막말 논란에 대해 "실적부진에 따른 발언으로 무척 문제가 많이 있고 상식적이지 못한 발언”이라며 “상처를 입은 의원에게도 사과한다. 당사자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 감봉 6개월의 징계절차를 마무리했다"고 해명했지만 공분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호진 전 회장 일가에 일감몰아주기..김상조 “태광그룹 규제 검토”

이번 국감에서는 일감몰아주기 의혹도 티브로드를 덮쳤다. 티브로드의 일감몰아주기 논란은 지속적으로 제기된 문제.

티시스의 자회사 휘슬링락컨트리클럽의 최대주주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일가다. 휘슬링락컨트리클럽은 태광 계열사에 김치를 고가로 강매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데, 티브로드는 이 김치를 10kg 당 19만원에 대량 구매해 지역에 기부하면서 기부금 영수증을 발행해 세제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강 대표는 “직원들이 산 김치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티브로드는 또 사회공헌사업 예산을 다회선 가입자를 유치하거나 서비스 재약정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등 사실상 영업비로 쓰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 의원이 입수해 공개한 ‘티브로드 사회공헌사업 2016년 예산안’에 따르면 티브로드는 사회공헌사업 예산 2억원 중 80%는 영업과 연계하고 20%는 이미지 제고를 위해 지출했는데, 지역의 큰 기관 등 다회선 가입자를 유치하는 직원들에게 기부금 예산을 영업활동 목적으로 배분했다.

올해 역시 인터넷 140회선, 전화 201회선을 재약정한 기관에 기부금 명목으로 200만원을 제공하기도 했다. 사회공헌 예산이 실제로는 영업비 또는 가입자에 제공되는 현금 경품처럼 활용된 셈이다.

특히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태광그룹의 일감몰아주기 등에 대해선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면서 “공정위법으로 얼마나 규제할 수 있나 검토하고 지부장의 절실한 마음을 담아 철저하게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계열사인 티브로드뿐만 아니라 태광그룹 전반에 대해 칼날을 들이댈 것을 예고하면서 향후 정부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잇단 악재로 이미지 ‘뚝’..회사 측 “노조 갑질 주장 사실 아냐”

한편, 이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1월 14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4년6월의 실형을 받고 현재 재판 중이다.

이처럼 오너 리스크로 이미 회사 경영에 빨간불이 들어온 가운데, 구조조정으로 인한 극심한 노사 갈등과 정부의 엄포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그룹 이미지와 신뢰도는 더욱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티브로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엄포와 관련해 “(공정위) 조사가 진행되면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이 주장하는 직원 사망과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 확인한 결과 (노조 측 갑질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각각 2년, 6년 전 일로 상관관계가 전혀 없다. 경찰에서도 개인사로 인한 자살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최근까지 뺨을 때렸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과거 기업 인수합병(M&A)를 통해 외형적으로 성장을 하면서 조직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해 개인적인 싸움이 발생했던 것”이라며 “(이 같은 문제 재발 방지를 위해) 더 엄격한 관리감독과 인사 조치 등 개선 방법을 찾는 중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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