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와 인연 깊은 이창호 부산지역본부장 급부상..김용환 아닌 중앙회 입김 우세

[공공뉴스=황민우 기자] NH농협금융지주가 농협은행 등 핵심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 선임절차에 돌입하는 가운데, 차기 농협은행장 후보로 이창호 농협 부산지역본부장이 ‘다크호스’로 떠올라 그 배경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오는 20일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절차에 돌입한다.

임추위는 민상기, 전홍렬, 정병욱 등 3명의 사외이사와 유남영 비상임이사(정읍 농협 조합장), 오병관 사내이사(지주 부사장)로 구성된다.

지주 임추위가 최종 후보를 추천하면 이후 은행 임추위와 이사회를 거친 뒤 차기 행장을 선임하게 된다.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불거진 채용비리 논란으로 금융권에서는 CEO 물갈이 칼바람이 예고된 상태.

농협금융 역시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이 금융감독원 채용비리 사건에 연루되면서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이경섭 농협은행장의 입지는 불안한 상황이다. 인적 쇄신 차원에서 연임보다 교체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모습.

또한 지난 2012년 농협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이 분리된 이후 5년간 농협은행장이 연임한 사례는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 행장 외에도 서기봉 농협생명 사장과 고태순 NH캐피탈 사장이 12월 말 임기가 만료된다. 또 이윤배 농협손해보험 사장은 내년 1월 말 임기가 종료된다. 

한편, 그간 임추위는 김 회장이 사실상 주도해 왔다. 그러나 이번 CEO 인선을 직접 챙길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달린다. 금감원 채용비리 의혹으로 김 회장이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

때문에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농협은행장 인선에 상당히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 지분 100%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다.

김 회장은 농협중앙회로부터 금융계열사의 인사 독립성을 강조해 왔지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현재 이 행장 후임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오병관 농협금융 부사장, 박규희 농협은행 부행장, 김형열 농협은행 부행장, 이창호 농협 부산지역본부장 등이다.

이런 가운데, 이 본부장이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 부행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농어촌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청와대 파견 근무한 이력이 있다. 이후 경남지역 주요 금고계약을 담당했으며, 지난해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일각에서는 이 본부장을 농협중앙회가 밀어주고 있다는 소리도 들리는 한편, 문재인 정권에 참여정부 시절 인물을 등용시키면서 현 정권의 방패막이로 삼겠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 농협금융지주 홍보실 관계자는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은) 독립적으로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며 “아직 임추위가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을 통해서 (차기 행장 후보들에 대한) 말이 나오고 있을 뿐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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