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주관한 한국윤리경영학회 회장, 지난해 롯데건설 첫 사외이사 선임 인물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최근 롯데백화점이 ‘윤리경영대상’을 수상한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롯데백화점은 동반성장 등 윤리경영 의지와 노력을 인정받아 이 같은 상을 받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롯데백화점의 그동안 행적을 훑어보면 납득이 안가는 이유에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9일 한국윤리경영학회가 주는 ‘2017 한국윤리경영대상’을 수상했다.

한국윤리경영대상은 매년 한국윤리경영학회에서 국내 공공기관, 공기업, 일반기업, 비영리조직 등을 대상으로 윤리경영 및 사회적 책임 우수기업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한국윤리경영학회는 1998년 출범해 국내 36개 대학의 경영학과 교수 100여명으로 구성된 학회로, 기업윤리와 관련한 학술 연구를 목적으로 운영된다.

롯데백화점은 “윤리경영에 대한 최고경영자(CEO)의 의지가 강하고, 체계적인 윤리경영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파트너사와 동반성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는 등 윤리경영에 대한 의지와 노력을 인정받아 윤리경영대상을 수상하게 됐다”며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윤리와 도덕성을 강조한 ‘정도(正道)경영’ 실천을 목표로 삼고, CEO를 중심으로 전 임직원이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동안 롯데백화점의 행보를 추적하면, 이 같은 정도경영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모습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월 1회 정기휴무를 없앴다.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조연맹이 “롯데백화점이 노동자의 쉴 권리를 박탈했다”며 휴무 폐지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음에도 롯데백화점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11월 내내 영업을 지속했다.

노조는 지난 10월31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백화점은 근무 직원의 90%인 협력업체 직원에 대한 어떤 의견 수렴도 없이 정기휴무제 폐지 방침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이는 일방적으로 노동조건을 후퇴시키는 유통재벌의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지난 5월에는 대규모 유통업법 위반 행위로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7600만원을 부과 받았다.

대규모 유통업법 제11조는 대규모 유통사업자가 판촉행사를 실시하기 비용 부담 등을 납품업자와 서면으로 약정하지 않고 비용을 부담시킬 수 없지만 롯데백화점은 이를 위반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14년 3월~2015년 3월 점포 리뉴얼 후 재오픈을 위한 판촉행사를 실시하면서 42개 납품 사업자들에게 비용(1100만원)을 분담하게 하면서 미리 비용분담에 관한 서면 약정을 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롯데백화점은 최근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반려동물 시장 진출을 꾀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 유통 공룡인 롯데가 반려동물 사업에도 손을 뻗치면서 골목상권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동반성장위원회가 올해 발표한 ‘2016 동반성장지수’에서 롯데백화점의 동반성장 지수는 ‘우수’에서 ‘양호’로 한 단계 하락했다.

그럼에도 롯데백화점은 윤리경영을 실천해오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고 자랑스럽게(?) 상까지 받았다. 생각하고 판단하기 나름이겠지만 기자의 머리로는 선정 기준이 참 궁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윤리경영대상) 선정 기준 등에 있어 우리(롯데백화점)의 개입은 없었다”면서 “(주는 상이니)일단 감사히 받겠다. 앞으로는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도록 윤리경영에 신경쓰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

“이미 상을 받았는데 무를 수도 없고..이런 문제를 제기할 거면 (윤리경영대상을)받기 전에 문제를 제기했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롯데백화점 측의 말도 일리는 있다. 상을 받기 전 누구 하나라도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면 롯데백화점이 윤리적으로 경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는 없을 것. 그리고 롯데백화점이 상을 받는 일도 절대로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본 기자가 귀신이 아닌 이상, 벌어지지도 않은 일을 미리 알고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도 좀 웃긴 일 아닌가. 롯데백화점이 윤리경영대상을 수상한 것이 문제의 시발점인데 말이다.

어쨌든 이미 상은 수여됐고, 롯데백화점은 공식적으로 윤리적인 기업이 됐다. 그럼 여기서 객관적인 사실 한 가지를 짚고 넘어가보자.

이번 윤리경영대상을 주관한 한국윤리경영학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인물은 이영면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다. 이 교수는 지난해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건설의 첫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경영투명성을 높이고 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재계에서 사외이사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너일가의 의지에 따라 흘러간다는 지적은 줄곧 제기돼 왔다.

‘롯데’와 ‘한국윤리경영학회’ 그리고 롯데백화점에게 수여된 ‘윤리경영대상’ 이 3중주가 썩 윤리적인 모양새는 아닌 듯 보인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