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유채리 기자] 12월 임시국회가 속절없이 시간만 흐르고 있다. 민생법안 처리에 개헌, 선거구제 개편 논의를 해야 하는 임시국회가 손을 놓고 있다.

오는 22일 본회의를 열어 민생법안 처리 등 각종 법안 처리를 해야 하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체회의 일정 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법안을 논의한 후 법사위에서 최종적으로 심사를 한 후에 본회의로 상정된다. 따라서 법사위 전체회의 일정이 잡히지 않으면 사실상 법안 처리는 불가능하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자유한국당이 김성태 원내대표 선출 이후 강력한 대여 투쟁을 예고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5.18 진상규명특별법의 경우 공청회 등의 핑계를 들어 처리를 불발시켰다. 김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채 국민의당과 손을 잡는 것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들개처럼 맞서 싸운다”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강력한 대여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자유한국당 국방위원들은 해외로 나간 상태다. 때문에 국방위는 개점휴업 상태에 놓여 있다.

더욱이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국민의당과 정책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지난 예산 정국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당과 정책 공조를 통해 새해 예산안 처리를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바른정당이 국민의당을 향해 강하게 항의를 했고, 국민의당은 바른정당에게 사과까지 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통합을 전제로 하는 정책·선거연대를 하자고 이미 합의를 본 상태에서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과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정책연대를 한 것에 대해 바른정당이 항의를 한 것이다.

결국 국민의당은 입법 전쟁에서 바른정당의 눈치만 보고있는 형국.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정책연대가 참 쉽지 않아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법안들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도 낮아보인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저 야당을 향해 “협조를 해달라”고 요구를 할 뿐이다.

문제의 핵심은 결국 여야의 보이지 않는 기싸움과 신경전이다. 오직 투쟁만을 예고하며 그 어떤 타협도 존재하지 않은 듯 법안 논의가 공전하고 있다.

‘정치’의 본질은 무조건 ‘이기는’ 게 아니다. 서로의 갈등과 대립을 중용해 나라와 국민을 위한 희생이 무엇보다 앞서야 한다.

지금은 돈 낭비, 시간 낭비 그만하고 현명한 원칙을 통해 쟁점법안들이 통과될 수 있도록 마음을 비우고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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