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박주연, 황민우 기자] 몇 년 전 방송가로부터 시작해 불어닥친 ‘복고’ 열풍이 여전히 뜨겁다.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물건부터 먹거리, 그리고 그 당시 유행했던 패션과 문화까지..퍽퍽한 일상 속 감성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스마트한 시대에 사는 오늘, 특히 기기의 진화는 그야말로 눈이 부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업과 사회 곳곳의 시선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러나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 디지털 혁신의 뒤를 밟아보면, 새삼 기본기가 탄탄했던 ‘원조’의 위대함이 느껴진다.

<사진=뉴시스>

‘벽돌’이라고 불리던 휴대폰을 기억하는가. 지금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벽돌을 닮은(?) 무식한 크기의 개인용 이동통신은 과거에는 진정한 부를 과시할 수 있는 상징적인 물건 중 하나였다.

매년마다 경쟁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최신 스마트폰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휴대폰 하나로 통화, 문자는 물론 인터넷, 게임 등 안 되는 기능이 없는 그야말로 스마트한 세상이 됐다. 지금은 초등학생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누구나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이 휴대전화는 약 30년 전만 해도 소수의 부자들만 누릴 수 있었던 특권 아닌 특권이었다.

◆호신용품으로 전화 통화를 한다고?

휴대폰의 역사가 시작된 것은 1983년으로, 세계 최초로 1.3kg의 모토로라 다이나택(Dyna TAC) 8000이 출시됐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콤팩트한 크기의 휴대폰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일반 무전기와 비슷한 형태로 무게는 물론 크기도 어마무시해 호신용품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당시 벽돌폰과 같이 등장한 것이 ‘카폰’이다. 휴대폰이라고 하긴 애매하지만 차에 설치해 돌아다니면서도 통화를 할 수 있어 나름대로 휴대성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전선이 차 자동차 본체와 연결돼 있어 외부로는 가지고 나올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럼에도 당시 출시됐던 일반적인 휴대폰보다는 배터리와 통화 품질 면에서 더 우수했었다.

이후 절반 수준 무게인 700g을 자랑하는 다이나택 9800이 등장했고, 이 때부터 우리나라에도 휴대전화가 정식 판매돼 역사의 서막이 올랐다.

700g의 무게는 지금 생각해보면 상당하지만, 당시에는 혁명이었다. 1988년 240만원이라는 돈은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그 가치가 크다. 하지만 소위 말해 있는 집 사람들에게는 불티나게 팔리는 ‘핫 아이템’이었다.

다이나택 이후 출시된 최초 플립형 휴대전화인 마이크로택(Micro TAC)은 다이나택 보다 훨씬 슬림하고 작아진 크기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과거에는 모토로라가 휴대전화 시장의 독보적인 존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점차 발전하는 모바일 시장에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 삼성이 첫 발을 들였다. 1998년 서울 올림픽 개최에 맞춰 국산 최초 휴대전화인 SH-100을 선보인 것.

출시 약 1년 후인 1989년 시장에 처음 판매된 SH-100은 다이나택 9800의 절반 수준 가격에도 불구하고, 당시 휴대전화 시장을 점령하고 있었던 독보적 존재인 모토로라에 밀려 큰 빛을 보진 못했다.

애플의 아이폰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가 지난달 24일 국내 출시됐다.

◆문자 전송까지 가능한 ‘콤팩트’한 크기의 신문물

1990년대 들면서 이동통신 시장에는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크고 무식한 바 형태에서 벗어나 작고 가벼운 플립형 단말기가 출시되면서 ‘이동통신’이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이에 맞서듯 삼성전자 역시 100g대의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는 SH-700를 선보였고, 1996년 이동통신 기술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통화뿐만 아니라 문자와 같은 데이터 전송이라는 획기적인 기술도 지원하는 신세계를 열었다.

이 때 부자들의 전유물인 휴대전화보다는 값 싼 PCS폰이 대중들에게는 인기를 끌었다. 90년대 말부터 쏟아져나온 ‘애니콜’ ‘거리버’ 등 PCS폰은 당시 30~50만원 수준의 가격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선 광풍을 일으켰다.

당초 모토로라의 스타택(StarTAC)은 그야말로 대 혁명을 일으킨 물건 중 물건, 희대의 명작으로 꼽힌다. 모토로라는 그 명성에 걸맞게 최초의 플립 이후 이번에는 폴더 형태의 휴대전화를 내놓으면서 또 한 번의 역사를 쓴 것이다.

열고 닫을 때 특유의 ‘딸깍’소리를 내는 폴더폰인 스타택은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휴대폰의 진리는 모토로라’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줬다.

모토로라는 셔츠 주머니에도 쏙 들어갈 크기와 88g밖에 안되는 무게로 대중들을 열광케 했다. 세계 최초로 진동 기능을 탑재했고, 전 세계에서 가장 팔린 폴더형 휴대전화라는 타이틀도 거머줬다. 특히 2000년 5월 제품이 단종될 때까지 국내에서만 130만대 이상 팔리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달성했다. 그리고 지금까지고 꾸준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일명 ‘사장님폰’으로 통하는 스타택은 여전히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폰 중 하나로 제품은 단종됐지만,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 아직까지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부의 상징으로 여겨져 90년대 스타택 하나만 가지고 있으면 나이트클럽에서 즉석만남 성공률이 100%라는 말이 나왔듯, 그 인기는 실로 어마무시했다.

2000년대 이후 카메라가 내장된 휴대전화 등장에도 스타택 시리즈의 인기는 사그라들 줄 몰랐고, 스타택 추종자들은 여러 면에서 스타택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중독성 있는 특유의 ‘딸깍’ 소리와 음질 등을 포기할 수 없어 후속 모델들을 통해 끊임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이에 삼성도 전투적으로 모토로라의 공세에 맞섰고, 2002년 출시한 SGH-T100은 삼성 휴대폰 최초로 1000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은 이 제품에 세계 최초로 컬러 액정을 탑재해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얻으면서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이후 2004년 모토로라는 슬림한 디자인의 레이저를 내놨다.(베컴 광고)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내 친구들 사이에서도 레이저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 노키아와 삼성전자에 뒤처지면서 침체기를 걸었던 모토로라는 레이저를 통해 과거의 명성을 되찾았다. 출시 후 2억대가 팔리는 기염을 토하며 이동통신 시장 2위로 다시 치고 올라왔지만, 이후 그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내리막길을 걸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파크 애비뉴 아모리(Park Avenue Armory)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7'에서 갤럭시 노트8'을 첫 공개했다.

◆벽돌폰의 진화..더 얇고 더 넓게 스마트폰 하나면 ‘OK’

이동통신 시장은 이후에도 끊임없이 발전했다. 2G에서 3G로 세대가 변화하고, 전화와 문자에 국한되지 않고 인터넷, 웹서핑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생겨나면서 이동통신 시장은 또 한번의 변곡점을 맞이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보였던 것은 애플사의 아이폰이다. 거기에 맞서는 국내 제품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다.

폴더폰은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고, 어느덧 그 옛날 벽돌폰이 마치 다이어트를 한 듯 더 크고, 더 얇게 새단장을 하고 나타나 통신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삼성과 애플은 스마트폰 업계에서 쌍두마차를 이루고 있다. 양사의 스마트폰 출시 소식은 IT업계는 물론, 전 세계인들에게 어느덧 가장 중요한 소식 중 하나가 됐다.

이들이 신제품을 앞다퉈 출시할 때마다 세계인들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2017년, 이제 와이파이만 연결하면 자유로운 무선인터넷을 경험할 수 있는 시대다. 스마트폰 하나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세계인들과 소통할 수 있고, 쇼핑과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출시 10주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0년이란 기간 동안 스마트폰은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리고 그 변화는 또 한번의 혁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 업계는 5G시대를 예고하는 스마트폰 솔루션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글로벌 통신사들이 2020년부터 5G의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통신사는 2019년내 5G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열을 올리고 있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의 두뇌도 상상을 넘어선 진화를 꿈꾸고 있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