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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허영인 SPC회장, 신년사 먹히려면 ‘오지랖’부터 고쳐야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2018년 무술년(戊戌年) 새해를 맞아 재계 총수들이 신년사를 통해 저마다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국내 최대 제빵 대기업인 SPC그룹도 마찬가지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2일 서울 신대방동 SPC미래창조원에서 ‘2018년 신년식’을 열고 “고객이 다시 찾고 싶은 브랜드를 만들자”며 신년 포부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글로벌사업 가속화 ▲고객중심 경영 ▲행복한 기업문화, 세 가지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사실 허 회장이 빵에 상당한 자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경희대 대학 시절 빵을 잘 만드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맛을 보고 싶어 운전면허를 땄고, 1981년 미국제빵학교(AIB)에 유학을 갔을 정도다.

허 회장은 부친인 고(故) 허창성 삼립식품 창업주로부터 성남공장을 물려받고 양산빵 생산에 주력해왔다. 이후 형인 허영선 회장이 이끌던 삼립식품이 부도를 맞자 동생인 허 회장은 삼립식품을 2002년 인수해 2004년 SPC그룹을 출범시켰다.

허 회장의 빵에 대한 이 같은 애정과 관심은 지난해 해외 매장 300호점을 돌파라는 기록도 세웠다.

일각에선 파리바게뜨 성공의 일등공신으로 이처럼 허 회장의 '열정'을 꼽는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대한민국을 흔들었던 '파리바게뜨 사태' 그 중심에는 허 회장의 '과함'을 지적해 눈길이 간다.

실제 지난해부터 시작된 파리바게뜨 사태는 여전히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해를 넘긴 상황. 허 회장의 신년사처럼 ‘고객이 다시 찾고 싶은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우선 새해에는 허 회장 자신의 '지나침'을 꼭 주의해야 할 것 같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9월21일 SPC그룹의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의 제빵기사들 5300여명의 본사 직접고용을 시정 지시했다.

당시 파리바게뜨 본사가 아무런 계약관계가 없는 협력업체 소속 가맹점 제빵기사에게 가맹사업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나 파견법상 사용사업주로서의 역할을 했다는 점을 고용부는 문제 삼았다.

허 회장이 매장을 순회한 후 진열대에 케이크가 부족하다고 지적하자 이 같은 지적사항은 전국 모든 매장으로 하달됐고, 제빵기사들의 출근시간이 1시간씩 앞당겨진 일화는 유명하다.

제빵기사들은 소통 카톡방에 이 같은 지시로 점심을 못 먹을 수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본사 관리자에게서는 “이 회사는 허 회장 소유라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제빵사는 파견허용 업종이 아니다. 때문에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할 수 없지만 원청사인 파리바게뜨가 제빵사에게 직접적인 지휘 감독을 과하게 하면서 파리바게트 사태가 촉발된 것.

이에 SPC그룹은 전국 제빵기사들을 직접 고용하면 그로 인해 상승하는 비용이 가맹점주들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으로 고용부 조치의 부당함을 주장, 법원에 명령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사안의 옳고 그름을 법으로 판단할 수 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고용부는 SPC그룹에 시정명령 불이행에 대한 과태료를 통보했다.

기업에서 현장경영을 강조하는 것은 마땅하다. 따라서 허 회장이 매일 출근해 주말에도 주요 매장을 순회하고 총체적으로 매장 관리에 나서는 것도 나쁘게 볼 순 없다.

다만, 파리바게뜨 본사와 아무런 계약관계가 없는 협력업체 소속 가맹점 직원들까지 지휘 감독하려는 허 회장의 ‘도가 지나친’ 참견이 결과적으로는 되려 국민들에게 불신만 심어주게 됐다.

허 회장의 오지랖 넓은 ‘빵 사랑’은 결국 불법파견 논란으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사회적 질타는 물론, 회사는 어마무시한 과태료까지 물게 될 처지에 놓이게 됐기 때문이다.

SPC그룹이 ‘고객이 다시 찾고 싶은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아마도 허 회장의 ‘지나친 오지랖’ 교정이 선행되어야 할 듯 싶다.

이민경 기자  114@00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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