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구광모→구연경→창업주 딸 구자영→구본호까지 탈탈 터나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국세청이 지난해 12월 LG상사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진행한 가운데, 이번엔 구본준 LG 부회장 등 LG그룹 오너일가를 정조준하고 나서면서 그 배경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9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구 부회장을 비롯해 구본무 LG회장의 아들 구광모 LG전자 상무, 딸 구연경씨 등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세무조사 대상에는 LG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의 셋째딸 구자영씨와 구본호 전 판토스 부사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준 LG 부회장, 구광모 LG전자 상무

국세청은 LG 오너일가의 지분 이동에 초점을 맞추고 세무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 회장의 고모이자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부인인 구자영씨는 지난해 11월(5만500주)과 12월(7만1000주) 두 차레에 걸쳐 그룹 지주사인 ㈜LG 주식 총 12만1500주를 장내 매도한 바 있다.

구 상무의 경우 지난 2004년 당시 0.26%에 불과했던 ㈜LG 지분을 매년 확대해왔고, 그 결과 현재 6.24%(1075만9715주)까지 끌어 올렸다. 구 상무는 구 회장(11.28%·1945만8169주)과 구 부회장(7.72%·1331만7448주)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해 12월 초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 위치한 LG상사 본사에 요원 수십여명을 보내 회계 등 경영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LG상사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는 지난 2013년 이후 4년 만으로, 당시 LG상사 측은 통상 4~5년 마다 받는 정기 세무조사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국세청 조사4국이 투입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왔다. 조사4국은 국세청 내 중수부로 불리면서 기업의 세금탈루 등 혐의를 포착한 경우 투입되기 때문.

일각에서는 국세청이 LG그룹의 ‘구광모 상무 힘 실어주기’에 브레이크를 건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내놨다.

지난해 지주사로 편입된 LG상사는 그룹의 경영승계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곳으로 그동안 일감몰아주기와 편법 승계 논란이 뜨거웠다.

LG상사의 자회사인 물류업체 판토스 지분은 LG상사가 51%를, 구 상무(7.5%) 등 오너일가 4세 지분이 19.9%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 2011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고, 2016년에는 50%를 넘어섰다.

뿐만 아니라 LG상사는 자회사 판토스를 통해 조세회피처 파나마에 손자회사 ‘PANTOS LOGISTICS PANAMA S’를 설립, 세무당국은 역외탈세와 관련해서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LG상사는 무역상사의 사업 특성상 역외 거래가 많다. 무역상사의 경우 감독 당국의 느슨한 감시를 틈타 역외에서 거래되는 품목 관련 계약을 맺을 때 이면 계약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지난해 12월 초 역외탈세 혐의자들에 대한 칼을 빼들고 관련 전국 동시 세무조사 착수했다.

LG그룹은 그간 재계에서 모범 기업으로 통했다. 하지만 구 상무의 승계 핵심 고리 역할을 하는 LG상사는 물론, 오너일가까지 타깃이 되면서 그룹 내 분위기도 어수선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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