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비공개 최고위에 참석하기 위해 대표실로 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2일 당무위원회를 소집, 전당대회를 일방 소집하는 동시에 전대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당연직 대표당원 500명을 선출하는 방향을 논의한다.

통합 반대파의 통합 반대가 거세지면서 안 대표는 결국 대표당원 500명을 생각한 것. 이는 그만큼 전당대회가 안 대표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해 12월말 전당원투표를 실시했을 때에는 반대표가 투표 반대를 외치면서 투표 거부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전당원 투표에서 투표율이 23%가 나왔고, 75%의 찬성이라는 압도적 찬성이 나왔다.

하지만 만약 전당대회를 연다면 반대파는 전당대회 불참을 선언할 것이 아니라 전대에 참여를 해서 통합 부결을 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무엇보다 통합 반대파는 당원 절반 가까이가 호남 당원이라는 점을 앞세워 통합 부결을 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만약 기존의 전대 방식으로 전당대회를 치르게 된다면 통합 부결 사태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를 막기 위해 안 대표는 대표당원 500명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친안파 당원 500명을 선출해 이들로 하여금 통합 관련 투표를 맡기자는 것이다.

물론 반대파는 극렬 반대하고 나섰다. 급기야 ‘제2 유신 쿠데타’로 규정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대책회의에 참석해 “안철수 대표가 박정희, 전두환과 똑같은 정치를 하고 있다”며 “박정희의 딸도 감히 승계하지 못한 박정희 정치를 안철수 대표가 제대로 승계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정희, 전두환은 불법적이지만 그래도 형식적인 의미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는 지키려고 노력했다”며 “하지만 안 대표는 이 절차적 민주주의조차 무시하고 있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1구 2인제로 만들어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그리고 유신정우회를 만들어 의석 1/3을 임명했다. 이때 의원들의 임기는 6년, 1/3 의석의 유정회 의원 임기는 3년으로 해서 충성도에 따라 교체 임명했다. 결국 유신독재가 시작된 것이다.

반대파는 이런 유신정우회가 안 대표를 통해서 또 다시 발현되고 있다면서 안 대표가 당헌당규를 짓밟고 대의제 정당정치를 버렸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실제로 안 대표가 대표당원 500명을 선출하는 것을 강행한다면 후폭풍은 불가피해 보인다.

과연 전대를 소규모 당원들로만 치르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부터 시작해 대규모 유혈사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농후하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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