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동물 유기 : 반려동물등록제 시행에도 버려지는 동물들→책임 의식 필요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우리나라 4가구 중 1가구는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그만큼 요즘은 ‘반려동물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은 오래전부터 동물과 함께 살아왔다. 물론 ‘애완’ 혹은 ‘식용’의 목적인 경우가 많았지만, 과거와 인식이 많이 바뀐 지금은 ‘반려’, ‘가족’으로 생각하며 많은 사람들이 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지난 2013년부터 반려동물 등록제를 실시하고 있다. 반려동물 인구가 급속도로 늘면서 동물의 보호와 유실 또는 유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여전히 ‘아파서’ ‘어릴 땐 귀여웠지만 너무 커버려서’ ‘말을 안 들어서’ 등 다양한 이유로 버림받거나 학대당하는 안타까운 동물들의 사연들이 사회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

정부는 15일부터 동물 등록제 적용 대상을 개에 이어 고양이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부터 고양이 동물 등록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히며 “등록이 의무화된 개에 비해 고양이는 유실·유기 시 반환율이 훨씬 낮아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고양이도 등록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가 늘어 시범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반려견 수는 지난 2012년 440만 마리에서 지난해 662만 마리로 1.5배 늘었다. 같은 기간 반려묘 수는 116만마리에서 233만 마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반려동물을 보유한 가구는 전체의 28.1%(약 593만 가구), 반려묘를 키우는 가구는 6.3%인 것으로 각각 집계됐다.

또한 지난 2016년 기준,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구조된 유실·유기 동물 8만 9700마리 중 27.8%인 2만4900마리가 고양이다.

우리나라 반려동물등록제는 동물보호법으로 규정돼 있다. 현행 동물등록제는 3개월 이상인 반려견은 의무적으로 등록을 해야 있다. 동물등록대행업체나 동물병원에서 등록을 할 수 있으며 ▲내장형 무선식별장치 개체 삽입 ▲외장형 무선식별장치 부착 ▲등록인식표 부착 방법 등 총 3가지의 방법으로 할 수 있다.

반려동물등록제는 지난 2013년 1월 인구 10만명 이상의 시·군을 대상으로, 2014년 7월부터는 10만명 이하의 시·군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마이크로칩 삽입 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등으로 여전히 반려동물등록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농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까지 반려동물 등록을 마친 반려견은 97만9000마리. 전체 등록 대상 177만8747마리 가운데 절반 정도에 그쳤다.

경기 안성 사설 유기견 보호소 행복한 보금자리에서 보호견들이 새 주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 반려동물이 장난감인가요?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난 이유는 저출산·고령화 현상, 1인가구의 증가 등 다양한 사회적 현상과도 맞물린다.

또한 해마다 유행하는 반려동물의 종류도 달라지면서 유행을 쫓아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하지만 단순히 ‘외롭다’는 이유로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면서 오히려 이 동물들을 외롭게 하지 않고 있는지도 생각해 볼 문제다. 또 끝까지 책임지지 못할 계획없는 입양도 반려동물에게는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반려동물을 키워보지 않았거나 아무런 계획없이 무작정 입양했을 경우 반려동물에 대한 정확한 지식도 없을 뿐만 아니라 결국 유기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

서울 관악구에 사는 30대 여성 A씨는 “강아지와 함께 자주 가는 애견카페가 있는데, 그곳은 장기적으로 애견을 맡아주기도 한다”면서 “작년에 그곳에 푸들 한 마리가 굉장히 오래 있었는데, 사장님에게 물어보니 강아지 주인이 아이(푸들)는 분양받았지만 집에서 키울 수 없어 애견카페에 3달 넘게 있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호텔비용만 해도 100만원이 넘었고, 결국 강아지 주인이 경제적 능력이 되지 않아 강아지를 포기해 결국 다른 집으로 입양을 갔다. 항상 출입구만 쳐다보면서 주인을 기다리던 강아지 눈빛이 생각날 때면 마음이 아프지만, 좋은 집에서 새 친구도 사귀고 잘 지낸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다행스럽기도 하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다시 좋은 곳으로 입양을 간 경우는 불행 중 다행이다. 대부분의 유기견들은 대게 동물보호소로 가게 되고 일정 기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 대상이 된다. 결국 인간의 욕심이 한 생명을 죽이는 것이나 다름 없는 셈이다.

반려동물 시장은 점점 성장하고, 기업 역시 너도나도 시장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원대를 넘어섰고, 올해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시장은 계속 커져 오는 2020년에는 5조8100억원에 이른다고 농식품부는 전망했다.

이와 함께 반려동물 일자리도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반려동물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는 요즘이다.

하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반려동물 수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버려지고 아파하는 동물의 수도 그만큼 많아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진=뉴시스>

# ‘호기심’ 아닌 ‘책임’이 필요해 

이와 관련, 한 동물병원 관계자는 “예전과 비교하면 반려동물 인구가 정말 많이 늘었지만, 그만큼 유기견들의 수도 늘고 있는 추세”라며 “우리 병원에도 한 달에 두 세건씩 사람들이 유기견을 데려와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기도 한다. 보통 인식표도 없고 내장칩도 되지 않은 아이들이라 주인을 찾아주기 어렵고 결국 유기견 보호소로 인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아직도 소유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동물은 물건도, 누구의 소유물도 아니다”며 “동물도 한 생명으로, 말은 하지 못하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의사표현을 한다. 그 방법이 사람과 다르다고 해서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충고했다.

특히 “동물을 입양할 때는 단순히 ‘키우고 싶다’는 욕심이나 호기심이 아닌 충분한 생각과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려’는 다시 되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라는 것을 절대로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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