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긴개긴 불편한 사이..청와대 국민청원 오른 최흥식 vs 연임 앞둔 김용환
“2년 전 전화 한 통이 ‘채용 청탁’으로 부풀려져 억울” 후폭풍 거세
금감원 노조, “죄책감 없는 김용환 ‘엘리트 관료 반사회성 사이코패스’”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최근 금융감독원을 방문한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문전박대’ 굴욕을 당했다는 소문에 금융권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회장은 이달 초 금감원을 찾아 채용비리와 관련해 최흥식 금감원장과 노조에 사과하기 위해 면담을 요청했지만 이를 거절당했다는 것.

이 같은 소문에 NH농협금융지주 측은 “사실무근”라고 선을 긋고 나섰지만 채용비리 의혹에 단기금융업 인가 연기까지 임기만료를 앞둔 김 회장 연임에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문전박대설’은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뉴시스>

17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5일 금감원 채용비리 의혹 등과 관련한 인터뷰 등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임직원에게 사과하기 위해 금감원을 찾았지만 최 원장과 노조 측은 김 회장과의 만남을 거부했다.

재정경제부·금융감독위원회 등에서 일해 온 김 회장은 지난 2008년부터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지낸 뒤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 수출입은행장을 거쳐 2015년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금융권을 중심으로 채용비리가 불거졌고, 김 회장 역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

김 회장은 지난 2016년 김성택 수출입은행 부행장으로부터 자신의 아들 김모씨를 금감원 신입 공채에 합격시켜 달라는 청탁을 받고, 이를 당시 금감원 총무국장이었던 이문종 국장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김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무혐의’로 종결됐고, 김 회장의 청탁을 받고 수출입은행 부행장 아들을 합격시킨 이 전 국장과 당시 담당 국장이던 이병삼 전 부원장보는 각각 구속 기소됐다.

이후 김 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2년 전 전화 한 통이 ‘채용 청탁’으로 부풀려져 억울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2월 금감원 노조는 김 원장 등을 상대로 “권력으로 금감원을 사유화하며 조직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면서 사과할 것을 강력 촉구한 바 있다.

당초 이들은 ‘김용환! 먼지보다 가벼운 그 입 다물라!’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부하직원을 비리에 이용하고 정작 본인들은 죄책감 없이 빠져나갔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금감원 노조 등은 성명서에 ‘엘리트 관료들의 반사회성 인격장애(사이코패스)에 소름 끼친다’라는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금감원 입장에서는 김 회장의 방문이 ‘반갑지 않은 손님’이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최흥식 금감원장 사퇴를 촉구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게다가 김 회장의 발언 등으로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최흥식 금감원장 사퇴를 촉구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까지 게재되면서 최 원장 역시 김 회장과의 만남이 불편했을 것이란 예측이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금감원 방문이 NH농협금융의 자회사인 NH투자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 지연 때문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오는 4월 연임을 노리고 있는 김 회장이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금감원을 찾았지만, 최 원장이 부담을 느끼고 김 회장과의 만남을 거절했다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NH농협금융 홍보실 관계자는 “당초 김 회장은 (유광열) 수석부원장을 만나러 금감원을 방문한 것”이라며 “최 원장과 (금감원) 노조를 만나기로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김 회장의 연임과 관련해서는 “임추위에서 판단할 문제”라며 “(회사 측에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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